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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2007-08-02(목)8년만에 불러보는 “엄마…” 삼성생명 주최·문화일보 후원 ‘이주여성 모국방문’ “엄마, 이제서야 오게 돼서 정말 죄송합니다. 아빠 산소부터 가보고 싶어요.”1일(현지시간) 오후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빌라누에바 멜라니(여·41)는 꿈에 그리던 어머니를 만났다.(문화일보 8월1일자 37면 참조)지난 1999년 한국으로 시집온 이래 8년만의 만남이다. 그동안 2명의 아이를 낳았지만 넉넉하지 못한 살림 탓에 고향방문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했다. 올초 친정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도 머나먼 이국땅 한국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을 뿐 오지 못한 길이다.그녀는 공항 밖에서 기다리던 어머니 빌라누에바 네나(64)를 보자 부둥켜 안았다. 8년간의 한국생활과 어린 시절의 감회가 겹쳐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렸다. 엄마 손을 잡고 있던 민규(6)와 은미(4), 그리고 남편 장범석씨는 말없이 8년만의 모녀 상봉을 지켜봤다.어머니 네나는 “딸이 온다는 소식에 밤새 잠을 설쳤다”면서 “딸과 사위, 두 손자를 보니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이날 공항에는 어머니 외에 언니 소니아 알마딘(45) 등 친인척 10여명이 총 출동했다. 마닐라에서 1시간30분 정도 떨어진 고향집에서 멜라니를 마중하기 위해 마닐라로 모여든 것이다.이날 멜라니의 특별한 친정나들이는 삼성생명과 한국여성재단, 한국여성의전화연합이 주최하고 문화일보가 후원하는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모국방문 행사인 ‘날(NAL)자’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멜라니와 함께 이날 필리핀 땅을 밟은 사람은 모두 26가족 104명이다. 모두 필리핀 여성과 한국인 남편, 자녀들로 이뤄져있다. 멜라니의 가족은 함께 빌려온 미니 버스에 타고 고향으로 향하는 도중 정겨운 대화를 쏟아냈다. 멜라니는 8년동안 쓰지 않던 필리핀토착어인 타갈로그어를 마음껏 쓰며 언니 소니아와 깔깔대며 웃었다.소니아는 “4명의 딸중 멜라니가 셋째”라며 “멜라니가 한국으로 시집간 뒤 지금껏 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소니아는 “지난해 두 조카의 사진을 우편을 통해 받아보았다”면서 “그때보다 무척 많이 자랐다”고 말했다. 민규와 은미는 처음에는 이모들에게 좀처럼 다가가지 않더니만 반나절가량 지나자 곧바로 품에 안겼다.오후 3시쯤 친정집에 도착한 이들은 어느덧 가족처럼 살갑게 대화를 나눴다. 멜라니는 2일 아버지 묘소를 찾는 것으로 본격적인 고향땅에서의 일정을 시작한다. 멜라니는 “친척들과 놀이공원도 가고 마음껏 놀고 싶다”고 말했다. 남편 장범석씨는 “아내가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기쁘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면서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신 분들에게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전남 순천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다가 최근 교통사고를 당해 더욱 어려운 생활을 해왔다. 이번 ‘날자’ 프로젝트 행사는 오는 8일까지 계속되며, 주최측은 이번 행사의 반응과 성과 등을 점검해 앞으로 이같은 행사를 확대할 예정이다.마닐라 =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기사 게재 일자 2007-08-02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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