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라와 소통하다. 배청은 씨의 특별한 가족 여행

 


 이 콘텐츠는 삼성그룹 블로그 ‘삼성이야기’에서 기획・제작하여 2015 10 13일에 게재된 것입니다.  삼성생명과 한국여성재단에서 진행한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에 참여한 배청은 씨 취재를 통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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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나라, 베트남을 떠나 한국에 정착한 부이티김안(한국이름 배청은) . 올가을 삼성생명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이라는 특별한 계기로 남편과 두 아이 모두 그녀의 고향,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다고 해요. 그녀와 그녀의 가족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는 베트남 여행 이야기! 지금 전해드립니다

 




2006 8, 한국인과 결혼한 배청은 씨. 한국에 대한 선입견을 가진 아버지의 반대가 심했지만 24살 어여쁜 새 신부로 한국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유달리 언어에 관심이 많았던 그녀는 결혼 전 틈틈이 한국어 공부를 해왔다고 해요. 하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습니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너무 답답했고 음식은 또 왜 그렇게 매운지,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고 해요.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지만 베트남에 있는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속 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었죠. 그때마다 자상한 남편이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에 들어와 바로 첫아이를 가졌는데 음식도 입에 맞지 않고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정말 답답했어요. 힘들고 지칠 때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라는 남편의 위로가 큰 도움이 되었죠”

 


의사소통이 안되어 마음의 문이 저절로 닫혔다고 생각한 그녀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 한국어 공부에 도전했다고 해요. 베트남에서도 공부를 좋아해 중국어와 영어도 곧잘 했다고 하는데요. 한국어는 어순이 달라 배우는데 어려움은 있었지만 초중학교 검정고시까지 통과할 정도로 제대로 마스터했다고 해요. 한국어에 능통하자 한국 생활 적응에도 가속도가 붙었다고 해요. 또 한국어를 포함해 4개 국어가 가능해지자 2012 5월부터 영동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번역지원사라는 직업까지 얻었다고 합니다. 다문화가정의 이주 여성들이 한국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일인데요. 고부갈등 문제부터 문화 차이에 관한 것까지, 한국생활에 대해 다양한 상담을 해주며 이주 여성들을 돕고 있죠.

 



한국에 정착한지 올해로 9년째. 배청은 씨는 자상한 남편과 그녀를 꼭 닮은 두 아이가 생겼고, 이주 여성들의 맏언니로 한국어 선생님을 자처하며 안정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 베트남과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에 대한 그리움이 늘 꼬리표처럼 그녀를 따라다녔어요. 몸이 불편해진 부모님 곁에 있어드리지 못하는 죄송함도 있었죠.

 

“지난 1월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꽤 위험한 상황이라고 했죠. 바로 아버지에게 달려가고 싶었지만 형편 때문에 갈 수 없었어요. 아픈 아버지를 챙겨드릴 수 없다는 게 가장 마음 아팠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나고 자라 베트남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배청은 씨의 자녀도 그녀에겐 안타까움이었어요. 엄마의 나라를 제대로 접해 볼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은 “베트남에는 자동차가 있어요?, “베트남에는 한국처럼 높은 건물이 하나도 없죠?” 같은 질문을 하곤 하는데요.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청은 씨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해요. 남편 역시 베트남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고요.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베트남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죠. 그러던 중 반가운 소식이 그녀를 찾아왔습니다.   




다문화가정 자녀가 부모와 함께 외가에 다녀올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을 알게 된 것이죠. 온 가족이 함께 외가를 방문해 그리웠던 고향 식구들을 만나는 것은 물론 한국인 남편과 자녀에게 엄마 나라를 경험하게 해 주는 뜻깊은 사업이었어요. 배청은 씨도 남편, 아이들과 함께 베트남에 가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아 직접 자필로 신청서를 써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청은 씨 가족이 수혜가족이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올가을 청은 씨 가족은 베트남으로 향했습니다. 7 9일의 일정으로 청은 씨 가족을 포함해 총 23가족, 87명이 함께했어요. 떠나기 전날, 그녀는 설레는 마음에 쉽게 잠에 들 수 없었다고 해요.

 

“아이들에게 엄마가 태어나고 자란 곳을 직접 보여줄 수 있고, 오랫동안 뵙지 못한 부모님과 형제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벅찼어요” 




배청은 씨는 혼자 떨어져 타국에서 살고 있는 딸에 대한 걱정을 덜어드리고자 부모님께 자주 연락을 드렸다고 해요. 하지만 목소리로만 전해지는 ‘잘 지내고 있다’는 딸의 안부는 부모님을 안심시키기엔 부족했죠. 그런 부모님을 온 가족이 직접 찾아뵈었습니다. 자상한 남편, 사랑스러운 두 아이와 함께 행복해하는 청은 씨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한 부모님은 참 기뻐하셨다고 해요




네 살 딸은 외할머니를 보자마자 품에 안겨 ‘사랑해요’라고 베트남어로 말했다고 해요. 할머니는 감동과 함께 언제 베트남어를 이렇게 배웠냐며 깜짝 놀라셨다고 하는데요. 평소에 베트남 동요를 들려주며 베트남어로 동화책을 읽어준 청은 씨의 숨은 노력이 있었답니다. 청은 씨 역시 아이들이 베트남 어로 할머니와 대화하는 걸 듣고 참 뿌듯했다고 합니다. 특히 아이들이 베트남 동요를 온 가족 앞에서 뽐낼 때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고 해요




이번 방문을 통해 무엇보다 청은 씨가 가장 기뻤던 것 중 하나는 아버지를 비롯해 친정식구 모두 한국에 대한 인식이 그전보다 훨씬 좋아진 것이라고 해요. 결혼해 해외로 떠난 이주자에 대해 베트남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데, 한국에서 ‘외가방문’이라는 사업으로 가족을 만나게 해준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에서 딸을 많이 챙겨주고 있다며 크게 감동한 것이죠




청은 씨의 남편과 아이들도 이 특별한 여행으로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아이들이 왜 베트남어를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던 남편은 이제 하루 한 문장씩 베트남어를 배우고 있다고 해요. 아이들은 엄마 나라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이 커졌습니다. 베트남에서 새로 사귄 친구와 할머니, 할아버지가 보고 싶다며 한국에 돌아온 후 언제 다시 베트남에 가는지 매일 물어본다고 해요. 가족들의 변한 모습에 청은 씨도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베트남의 가족과 한국의 가족이 한데 모여, 서로의 문화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었던 이번 고향 방문은 배청은 씨를 비롯해 참여한 모두에게 여행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되었는데요. 한국에 살고 있는 다문화가정들 부부에게는 서로가 자라온 문화를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어요. 자녀들에게는 책으로만 봐 왔던 엄마 나라에 대한 좋은 기억과 추억을 심어줄 수 있었고요!




 결혼 등을 이유로 한국에 거주 중인 이민・귀화 여성은 약 23만 명, 다문화 가족은 약 75만 명에 이릅니다. 이들이 한국 사회에서 건강한 가정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삼성생명에서는 한국여성재단과 함께 2007년부터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258가족 944명이 엄마 나라를 방문했습니다.

 

자라온 배경이 달라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갈등을 서로 이해하고 자녀들에게 엄마 나라에 대해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다문화아동 외가방문 지원사업>을 통해 다문화가정 이주 여성과 자녀들이 더 큰 꿈을 꾸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응원합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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