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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9 꿋꿋하게 세상을 마주볼래요!
  2. 2013.05.02 490그램의 아기천사를 만나다

싱글맘 홀로서기지원사업, 미혼모 역량강화 교육 후기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구지부(이하 대구미혼모가족협회)’는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미혼모들이 직접 결성한 유일무이한 단체이다. 지난해 9월 발족하고 올 4월 사무실을 낸 후 미혼모들의 자립을 지원하고 인식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 바쁘게 활동하고 있다. 최근 한국여성재단의 싱글맘 홀로서기 지원사업을 통해 미혼모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였다.

 

이번 교육을 통해 대구지역 미혼모들은 어떤 홀로서기를 경험하였는지 교육을 준비한 박희영 팀장과 교육에 참여한 회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3개월간의 역량강화 교육을 마치며

 

- 박희영 대구미혼모가족협회 조직팀장

 

교육은 우리에게 오아시스와 같았어요.

저는 대구미혼모가족협회 조직팀장을 맡고 있는 세진엄마 박희영이라고 합니다.

따뜻한 햇살이 유난히 눈부셨던 5월의 어느 날 한국여성재단에서 우리 대구 미스맘들의 역량을 키워줄 수 있는 교육 사업이 승인 났다는 얘기를 듣고 모두 얼마나 기뻐했는지 아직도 생생한데... 아쉽게도 벌써 교육이 끝났네요.

 

박영미 대표님, 조주현교수님, 이미정 박사님을 강사로 모시고 진행 되어온 역량강화교육은 보수적인 대구 사회와 사람들이 쳐놓은 편견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지내온 미스맘들에게는 오아시스와 같았습니다. 교육은 8회기로 나누어 진행되었고, 마지막 교육은 팔공산으로 12일 워크샵을 가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엄마와 아이들 간에 추억을 남기는 참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나와 조직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미래를 꿈꾸게 했어요.

이미정 박사님이 조사한 양육미혼모들의 주거 및 수입현황 등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재 양육미혼모들의 생활실태를 점검했고요. 구직과정과 직장생활, 공공서비스에서 어떤 차별을 받는지, 대책은 무엇인지를 논의하였습니다. 조주현 교수님과는 지금 시대의 사랑이 있기까지 지난 200여 년간 시대에 따라 변화되어 온 사랑의 형태를 사회적 배경과 더불어 알아보고, IMF와 미국 금융 위기 이후 여성의 지위변화와 최근 사회적 위기에 대한 대응 방식에 대해서 함께 토론하였습니다.

 

 

   2010년 전국양육미혼모 117명 대상 설문조사(이미정 박사)

  >> 거주형태: 47.4% 나의 집, 26.7% 부모 및 형제자매의 집, 13.8% 시설,

                  12.1% 지인 등 기타

  >> 월평균 소득: 50~100만원 미만 36%, 100~150만원 미만 30.6%,

                  150~200만원 미만 15.3%, 200만원 이상 10.8, 50만원 미만 7.2%

 

박영미 대표님과는 이번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내가 얻고 싶은 것과 우리 협회가 어떻게 달라지기를 원하는지 참여자들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그리고 참여자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협회의 활동구조와 체계는 어떻게 만들어나가야 할지 등 조직의 발전에 회원들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협회가 어떻게 달라지길 원하는가?

회원들 간의 관계가 향상될 것이다. 서로 돕고 배려하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되어 더욱 단단한 협회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사회인식개선에 역할을 하는 협회가 될 것이다.

* 박영미 대표의 질문에 대구미혼모가족협회 회원들이 답변한 내용

 

 

아이를 데리고 교육을 들으러 와준 대구 미스맘들, 대단해요!

이번 교육을 통해 몰랐던 사실, 정보들을 많이 알게 되어서 좋았지만 가장 큰 성과는 대구 미스맘들이 서로 소통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이와 둘이서만 갇혀 생활하던 미스맘들이 교육을 듣기 위해 스스로 세상 밖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서로를 공개하기 꺼리던 미스맘들이 교육기간 동안 차츰 가까워져 마지막 교육인 워크샵 때에는 밤새며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한 달에 2~3번 토요일마다 아이 데리고 교육을 들으러 와준 대구미스맘들, 대단하구요! 엄마들이 교육을 받는 동안 아이들과 즐겁게 놀아준 계명대학교 자원봉사자 언니, 오빠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번 교육을 듣기 위해 경산, 칠곡, 구미, 경주 등 멀리서 와준 미스맘들의 열정을 보니 대구경북권 미혼모가족협회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밝고 씩씩하게 아이와 행복하게 생활하는 대구 미스맘들을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세요. 대구 미스맘 파이팅!!

 

 

 

 

 

 

 꿋꿋하게 세상을 마주볼래요!

 

 

대구미혼모가족협회 회원

 


 

뜻밖의 선물처럼 찾아온 아이

연애 중에 아이 아빠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여 황망한 가운데 임신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 어머니께서는 오랜 병으로 병원생활만 하시다 돌아가셔서 유년시절 늘 어머니의 빈자리를 그리워하며 나는 꼭 건강한 어머니가 되어 내 자녀에게 행복한 가정을 물려주고 싶다 소망하였습니다. 그랬기에 뜻밖에 선물처럼 찾아온 아이에게 감사하며 아버지의 강한 반대에도 출산 이외의 마음은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결국 아버지와 의절하고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고 유산기가 심해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지만 아이를 품는 동안 온 세상을 가진 듯 기뻤고 늘 당당하고 꿋꿋했습니다.

 

 

 

주위와의 단절 속에 홀로 감당해야 했던 시간들

그러나 아이를 출산하고 홀로 갓난 아이를 키우다 보니 임신 중에 당당함과 다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내 사정을 모르는 이가 혹시라도 알게 될까 숨고 움츠려 들게 되었습니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해 몸이 아파 누워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아이와 잘 놀아주지도 못하는 못난 엄마가 되어있었습니다. 자신을 돌아볼 시간도 없이 바쁘게 하루하루를 보내던 차에 대구미혼모가족협회에서 교육을 한다는 공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미혼모가정의 경우 대부분 가족과 단절되거나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기가 힘들어 일과 육아, 가사 등 모든 일을 엄마 혼자서 감당해야 하기에 항상 바쁘고 몸과 마음이 지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니 하지만 나 자신을 위한 교육이란 것은 꿈도 꿔보지 못하죠. 이번 교육은 미혼모들이 모여 만든 단체에서 진행한다기에 한번만 더 용기를 내보자 싶어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 그리고 화해

교육을 통해 많은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였습니다. 교육에 참여한 양육미혼모들과 함께 지난 시간들을 되돌아보니 나의 선택이 용기 있었고 나의 아이는 너무나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내가 용기 있게 아이를 선택했던 그 순간처럼 당당해지자 다짐했죠.

 

그리고 교육 시간 동안 아이 수보다 많은 봉사자들이 아이를 돌봐줬는데요. 덕분에 아이 걱정을 처음으로 덜어내고 나 자신에게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런 저의 감정은 모든 엄마들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삼십여 년간 품고 있던 미혼모에 대한 편견이 나 자신을 옭아매어 주위와의 단절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의 단절을 가져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교육 후 용기를 내어 홀로 사시는 아버지를 찾아 뵈었습니다. 저의 출산을 심하게 반대한 아버지가 미웠지만 아버지도 나를 이렇게 힘들게 키우셨겠지 싶어 감사한 마음도 들고 딸의 고생이 걱정되어 반대한 아버지의 마음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저의 용서에 아버지께서는 결국 제 아이를 안아주셨습니다.

 

이번 교육이 없었다면 아버지를 뵐 용기를 가질 수 없었을 거란 생각에 아찔하기만 합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대구미혼모가족협회의 활동에 참여하며 나의 용기와 당당함을 지켜나가고 세상과 꿋꿋하게 마주하면서 아이를 훌륭히 키워나갈 것입니다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신 AK PLAZA와 한국여성재단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본 사업은 AK PLAZA(AK 플라자)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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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그램으로 태어나 생존확률이 30%정도에 불과했던 잉클링이 이젠 엄마 아빠와 함께 집에서 지낼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기에 한국여성재단 조형이사장과 하이큐검진네트워크 소속 중앙검진센터 윤일중 실장이 잉클링에게 줄 선물을 들고 집을 방문하였다.

 

방문한다는 소식에 잉클링의 엄마 오깡바야르씨는 집이 비좁다며 걱정하였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눈이 안보일 정도로 웃으며 엄마 오깡바야르씨와 아빠 뭉크바트씨는 우리를 맞이하였다.

잉클링은 490그램으로 태어났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엄마 오깡바야르씨를 빼어 닮아서인지 얼굴은 순하고, 체격은 아빠를 닮아서인지 조산아 같지 않게 늠름했다.

 

 

한국여성재단 조형 이사장과 잉클링

한국여성재단 조형 이사장, 잉클링과 엄마 아빠,

하이큐검진네트워크 윤일중 실장


엄마 오깡바야르씨와 아빠 뭉크바트씨가 다시 웃음을 되찾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잉클링의 엄마 오깡바야르와 아빠 뭉크바트는 몽골을 떠나 한국에 온지 10년이 넘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이 땅에 온 두 사람은 교회에서 만나 사랑을 키웠다. 하지만 행복했던 두 사람에게 한꺼번에 불행이 찾아 왔다. 아빠는 일용노동자로, 엄마는 재봉사로 일하며 살림을 꾸려가던 중 사기사건에 휘말리면서 모아놓은 돈을 모두 잃게 된 것이다. 게다가 아빠는 취업비자 기간이 만료되어 출입국관리소에 단속되었다가 일시 보호 해제된 상태로 합법적으로 일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엄마 오깡바야르씨가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다 과로로 잉클링이 조산으로 태어난 것이다. 모든 환경이 고통과 좌절로 둘러싸여있었지만 부부는 잉클링을 포기할 수 없었다. 부부는 잉클링을 살려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곳곳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부부의 마음이 하늘에 전해졌던 것일까. 한국여성재단을 비롯한 의정부 외국인 지원센터 등의 각종 단체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엄마 오깡바야르씨는잉클링은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으로 살 수 있었어요. 아기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났으니 커서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라며 바람을 전했다.

 

이날 방문길에 함께 한 하이큐검진네트워크 소속 중앙검진센터 윤일중 실장은 잉클링의 엄마와 아빠의 무료 건강 검진을 약속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다 잉클링을 돌보느라 그 동안 한 번도 자신들의 건강을 챙기지 못한 사정을 알게 된 것이다.

 

집을 나서는 우리에게 엄마가 말했다.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조형 이사장님이 답했다. ‘꼭 건강하게 키우세요. 아가야, 나중에 한국에 올 때는 말 타고 오너라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 잉클링이 늠름한 청년으로 자라 드넓은 몽골초원에서 건장한 전사의 모습으로 말을 달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부디 490그램 아기천사의 기적이 끝나지 않도록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본 후원은 병원 네트워크인하이큐검진네트워크에서 지원했다. 하이큐기금은 건강지원 및 긴급지원, 자녀 학습지원을 사업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2013년의 경우 다문화 가정(노동 및 결혼 이주)의 이주 여성 및 그 가족의 건강 지원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자리를 함께 한 하이큐검진네트워크 소속 중앙검진센터 윤일중 실장님은 하이큐가 다양한 방면에서 외국인 의료지원 활동을 해왔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지원을 이어나가겠다며 본 사업을 응원하였다.

 

 

취재 및 기사작성: 한국여성재산 3기 기자 유재경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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