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과 함께하는 공간문화개선사업]
춘천여성회 뒤뜰에는 배움과 나눔이 있다
2015년 공간문화개선사업 변화 Story
[새롭게 바뀐 공간, 뒤뜰애(愛)]
“여기가 맞나?” 12월 3일 <춘천여성회> 대안 공간 뒤뜰애(愛) 개소식을 축하하러 오는 사람마다 이구동성으로 했던 말이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던 컴컴한 예전 공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 놀랐다. 꾸러기도서관과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춘천여성회>는 이번에 공간문화개선사업의 지원을 받아 비어있던 지하공간을 교육장으로 만들었다.
독립된 교육공간이 필요했어요
후평동 부안초등학교 인근 상가 건물 2층의 북카페 ‘살림’은 <춘천여성회>의 사무실이자 교육장이자 모임방이다. 카페는 2013년 설립한 <춘천여성협동조합 마더센터>가 운영하고 있다.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꾸러기도서관과 카페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회원과 조합원의 수는 물론이고 드나드는 지역주민의 수도 많이 늘었다.
<춘천여성회>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성장하고 여성들이 자신의 삶을 돌보고 가꾸는 사회, 차별 없이 더불어 사는 사회를 꿈꾼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부모교육, 여성학강좌, 마을공동체교육, 독서교육 등을 꾸준히 운영하고 있다. 교육 외에 소모임도 활발하다. '시와 코끼리와 아메리카노' 라는 재미난 이름의 시창작모임, 실은 꼬고 마음은 풀자는 의미로 꼬고 풀고라는 이름을 붙인 동양매듭모임, 후평중 교사들의 독서모임, 2030을 위한 인문학 모임 등등 다양한 소모임이 있다.
[교육장에서 열린 사랑의 바자회_ 현책방 모습]
교육과 소모임은 교육실과 카페에서 이뤄졌다. 참석자가 10명 내외일 경우는 카페 한편의 교육실에서, 그 이상의 사람이 모이는 강좌는 카페 테이블을 붙이고 진행했다. 강의 진행 중에 카페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 강의 흐름이 순간 흐트러지고 차를 마시러 왔다가 당황하는 손님들에게 미안한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교육실에서는 수강생들은 바닥에 앉아 있고 선생님 혼자 서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서로서로 시선이 애매하고 바닥에 오래 앉아 있어 생기는 허리와 다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수강생들도 있었다.
“교육을 확대하고 싶어도 공간이 없어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카페는 배움보다는 위로와 치유의 성격이 강하다는 이선미 사무처장은 독립된 교육공간이 절실했다고 강조했다. 우수한 강사를 모셔 양질의 교육을 마련하려고 해도, 회원만이 아닌 지역 주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게 확장하고 싶어도 늘 공간이 걸림돌이었다. 더욱이 사람이 늘면서는 교육공간과 카페, 소모임공간과 교육공간을 분리해야 하는 필요성이 더 커졌다.
춘천여성의 교육거점이 될 뒤뜰애(愛)는
[새 공간에서 열린 춘천시 지역사회보장협이회 여성보육실무분과 워크숍]
계획한 교육 사업 몇 개를 시작도 못해보고 낙담하던 차에 길이 열렸다. 건물주는 지하 공간을 5년간 무상 임대해주었고 공간문화개선사업은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지역주민과 함께 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아 동네이름을 본떠 이름을 뒤뜰애(愛)라고 지었다. 후평동은 춘천 읍내 뒤쪽, 뒤뜰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내년에는 비폭력대화교육과 성평등강사 양성교육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춘천여성회>의 교육은 이제 모든 지역 주민에게 열려 있다. 공간이 생겨 가능해 진 것이다. 비폭력대화는 강원도내의 교육센터로 발전시킬 욕심도 갖고 있다.
강사뱅크를 구축하는데 꼭 필요한 공간이었어요. <춘천여성회>가 계획하고 있는 강사뱅크에는 자격증 유무와 상관없이 나눌 재능이 있으면 강사 등록이 가능하다. 강사뱅크에 강사로 등록되면 춘천시내 모든 기관에서 강사로 활동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뒤뜰애’는 재능을 개발하고 나누는 훈련 장소가 될 것이다. 강사뱅크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업이다.
깔끔하고 넓은 교육장이 생기고 나서는 대관문의가 몇 배는 늘었어요. 구도심이라 교통이 좋고, 주변에 학교가 많아 학부모들이 찾아오기 쉽고, 동반한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보면 되니 마음 편히 교육에 집중할 수 있다. 춘천여성의 교육거점으로 알맞은 곳이다.
함께 성장하고 도약하는 공간이죠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공간, 뒤뜰애(愛)]
개소식이 끝나고 사랑의 바자회가 열렸는데 교육장에는 헌책방이 열렸다. 개소식에 참석했던 사람들, 바자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좋은 엄마’ 커뮤니티 회원들, 우연히 카페에 들린 사람들 등등 많은 사람들이 내내 들락거렸다.
“동네 사람들에게 말 걸고 서로 경계 없이 지내고 함께 배우고 나누고 그러는 것, 우리 여성단체들의 장점이죠. 장점을 살려 우리만이 가진 컨텐츠로 교육장을 꾸려 나갈 생각이에요.”
중국어 잘하는 엄마가 선생님이 되는 중국어 수업, 실뜨개 잘하는 옆집아줌마가 가르쳐주는 실뜨개 강좌 같은 재능나눔, 춘천을 주제로 하는 영상기록물 상영, 그림책 제작과정 전시 등등 이선미 사무처장이 할 일을 줄줄이 늘어놓는다. 이제 새 공간에서 함께 배우고 소통하며 더불어 사는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일만 남았다.
송재금(고곰세)
고곰세(고갯마루에 선 곰 세마리)는 세상과 소통하는 글,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함께하는<공간문화개선사업>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여성생활, 이용시설 및 비영리 여성단체의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내 소통할 수 있는 여성 대안공간을 창출하는 <공간문화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9년~2014년까지 총 85개의 단체(시설)의 공간을 지원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