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나답게’ ‘우리 함께’ 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새해 많이 받으세요!"

소망을 담아 보내는 인사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우리는 처음 만나 이름을 주고받으며 소개할 때, 만나거나 헤어질 때 인사를 합니다. 고마움 같은 특별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인사(人事)입니다. 나뭇잎이 푸른 계절 6월 문화기획자 양성교육과정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던 그녀들이 얼음이 얼고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 12월에 특별한 인사를 보내왔습니다.

 

문화기획자 양성교육과정과 워크숍, 윙크페스티벌을 통해 희망날개와 2014년을 함께 보낸 그녀들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한국]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몽골] Танд Шинэ оны мэнд хүргэе.(탄뜨 신 언-이 멘드 후르기)

[캄보디아] ទទួល​បាន​សុខភាព​ល្អ​នៅ​ក្នុង​ឆ្នាំ​ថ្មី​នេះ (솜 아우이맨 속까펩러어 노우크농츠남트메이뇌이)

[베트남] chúc mừng năm mới (쭉 믕 남 머이), Năm mới phát tài (남머이 파 따이)

[태국] สุขสันต์วันปีใหม่(쑥싼완 삐- 마이)

          ใหม่ขอให้สุขภาพแข็งแรงร่่ำรวยเงินทองนะคะ! (삐 마이니 커하이 미쾀쑥, 레 람루아이 응언텅카)

[러시아] С Новым Годом! (스노븸 고돔)

[중국] 新年快乐 (씨인 내앤 콰일 러어)

[필리핀] manigong bagong taon (마니공 바공 타온)

[인도네시아] Selamat Tahun Baru! (슬라맛 따훈 바루)

[네팔] 수버 까모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서로에게 보내는 인사. 소리는 달라도 전하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우리 서로 더 건강하기를 더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__^

 

 

 

2014 희망날개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희망웅상-아름다운 연대> 

“1박2일의 워크숍에서 함께 노래를 만들어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을 때 너무 즐거웠어요. 앞으로 우리도 자국의 노래와 한국 노래를 함께 부르고 연주하며 공연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미디어자조모임> 

“올해는 왕따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어요. 저의 아들이 직접 인터뷰를 하고 출연하려고 하였지만, 아이 얼굴이 직접 나오는 것은 안 좋다고 해서 인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인형 주문 제작비가 너무 비싸서 직접 만들기로 했고, 서울에 가서 인형 만드는 법을 배우고는 저녁 늦게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우리 아들 생일이었어요. 생일파티를 해주지 못하고 밤에 가서 케이크만 같이 먹었습니다. 그래도 인형을 어떻게 만들면 된다는 걸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다울림>

“윙크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저녁이 되면 서둘러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고 집안일을 마치자마자 모였어요. 나라와 문화가 다른 여성들이 센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북을 치면서 서로 이해하며 많이 웃으면서 행복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아모레퍼시픽재단 관계자와 한국여성재단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시아요리 봉사단 I`m Asia>

“우리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가지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요리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너무 행복했어요. 또 윙크페스티벌에서 우리는 요리봉사활동 홍보만 하였는데 다른 커뮤니티들은 춤,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친 것이 너무 부럽고 좋았어요. 다음에는 우리도 공연하고 싶어요.”

 

<Do-dream 아모레>

“윙크페스티벌에 참여한 것이 제일 기억 남아요. 7개월 동안 연습했는데, 다른 공연 보다 더 긴장했어요. 다른 팀들의 공연을 같이 볼 수 있었고, 우리 부족한 부분에 대해 서로 배울 수 있었거든요.”

 

<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

“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은 전문 연주자로 구성된 커뮤니티입니다. 그래서 희망날개 사업을 진행하며 우리가 가장 뛰어난 커뮤니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윙크페스티벌 행사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희도 나름 열심히 준비한 무대였지만 다른 커뮤니티의 공연을 보면서 그들보다 열정은 부족했고 축제를 진정으로 즐길 줄 모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희망날개와 함께 한 그녀들의 2014년이 무엇으로 꽉 채워졌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희망날개 2014년 활동 영상 보기

 

 

 

 

2014 희망날개: 가장 기억에 남는 커뮤니티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각자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그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문화기획자 양성과정, 1박2일 워크숍, 윙크페스티벌 등을 위해 긴 시간을 함께 한 그녀들은 서로에게서 깊은 영감을 받고, 성장의 계기를 얻었습니다.

 

 

윙크페스티벌에서 아름다운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전통 결혼식을 응용한 무대를 보여준 <반마이 베트남 공연팀>, 많은 커뮤니티가 <반마이메트남 공연팀>에게 파이팅 응원을 전하며 내년에 꼭 다시 만나자고 합니다.

 

빠른 음악에 맞춰 박력 있는 대나무 춤을 보여준 <펄오브오리엔트>  완벽한 춤과 퍼포먼스로 모두를 휘어잡았었죠. 공연을 다시 보고 싶어 하며, 초대가 이어집니다. 조금은 서툴지만 열심히 공연을 준비한 커뮤니티를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같은 난타라는 악기를 공연했지만 또 다른 느낌의 <커뮤니티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의 공연 잘 봤어요. 우리 내년에도 좋은 공연 준비해서 또 만나요.”

 

“몽골 전통춤 모임인 <주한몽골여성회 까마를>, 지난번 윙크페스티벌 때 마두금 연주와 전통춤 공연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내년에는 우리 커뮤니티(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와 함께 마두금 연주를 같이 하고 싶네요. 좋은 인연이 되길 기대합니다."

 

>> 서로를 발견하고,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는 것이 가장 큰 힘이 아닐까요

 

 

 

2015년 새해 소원

 

여러분의 새해 소원은 무엇인가요? 다문화여성커뮤니티의 그녀들은 말합니다.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전문성을 갖춘 커뮤니티 활동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이죠. 이주 여성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살고 있는 곳에 더 깊이 뿌리내리도록 힘을 실어주는 희망날개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응원하며 돕고 싶다고 말합니다. 내년에는 어떤 작품을 만들까 신 나는 궁리를 하면서, 커뮤니티 참여 이주여성이 더 많아지기를, 함께 하는 우리가 모두 건강하고 활기차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합니다.

 

 

“모임을 통해 우정을 쌓으며 우리가 계획한 첫 번째 고향 방문 여행지인 글로리아님의 고향 필리핀으로 다함께 가고 싶습니다.” <다울림>

 

“2015년에도 희망날개 사업에 참여하면 좋겠어요. 희망날개 후원 덕분에 우리 결혼이민자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도움을 받고, 보람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Do-dream 아모레>

 

“2015년에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는 커뮤니티가 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희망웅상-아름다운 연대>

 

 

끝으로, 2014년 희망날개와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합니다.

따뜻하게 응원하며 지켜본 분들, 다문화여성커뮤니티 이주여성들, 아낌없이 사업을 후원한 분들, 교육과정과 축제를 위해 헌신한 분들 모두 희망찬 2015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녀들이 전국에서 보내온 인사말 우리 함께 소리 내어 말해볼까요?

안산으로 무주로 여수로 온 나라로, 더 멀리 필리핀으로 베트남으로 세계로, 날개를 달고 날아가 희망이 되어 마음에 닿기를 바라면서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Танд Шинэ оны мэнд хүргэе. (탄뜨 신 언-이 멘드 후르기)

“ទទួល​បាន​សុខភាព​ល្អ​នៅ​ក្នុង​ឆ្នាំ​ថ្មី​នេះ (솜 아우이맨 속까펩러어 노우크농츠남트메이뇌이)

“chúc mừng năm mới (쭉 믕 남 머이)

สุขสันต์วันปีใหม่ (쑥싼완 삐- 마이)

“С Новым Годом! (스노븸 고돔)

“新年快乐 (씨인 내앤 콰일 러어)

“manigong bagong taon (마니공 바공 타온)

“Selamat Tahun Baru! (슬라맛 따훈 바루)

“수버 까모나”

 

 

 

김유진            줌마네 글쓰는 이로 인터뷰모임집 <뜨거운 만남>에 참여했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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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나답게’ ‘우리 함께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희망을 지속시키는 힘, 난민여성 커뮤니티맘쉐프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맘쉐프’는 올해 처음 희망날개 프로젝트 지원을 받는 커뮤니티로 국제난민과 탈북난민을 지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피난처에서 만난 여성난민들의 모임이다. '맘쉐프'는 난민여성과 일반인 참가자가 함께하는 시민참여 난민 요리 워크숍을 지난 7월부터 코트디부아르 등 6개국의 난민여성들이 돌아가며 고국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8 21일의 요리선생님은 200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요안나(가명)씨다.

 

 

춤과 노래로 하나 되어

학교 봉사동아리, 페이스북 또는 지인들을 통해 소식을 접한 고등학생, 직장인, 대학생, 주부들로 가득 찬 강의실. ‘피난처박지현 간사가맘쉐프콩고를 소개하며 요리워크숍의 문을 연다.  이어 한국과 콩고 양국 국기가 그려진 연두색 고깔모자를 쓴 요안나 씨와 남편이 강의실 중앙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까만색 티셔츠와 호피무늬 치마를 입고, 팔에는 하얀색 토시를 발목과 가슴부분에는 직접 만든 하얀색 술 장식을 두르고 있다. ‘두두둥두~’ 북소리가 깔린 아프리카 음악에 맞춰 그녀의 남편은 노래를, 그녀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지켜보고 있던 참가자들도 하나 둘 음악에 맞춰 그녀를 따라하다 리듬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고, “아프리카 예 예 예로 이어지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따라 부른다. 강의실 안이 금방 즐거운 에너지로 가득 채워진다.

 

 

 

 

서로 다가가 어우러지다

참가자들이 자리에 앉아 가빠진 숨을 고르는 동안 요안나 씨가 미리 만들어 놓은 콩고의 전통요리잉가이잉가이(NgaiNgai)’를 소개한다. “뼈를 제거한 생선살에 양파와 토마토, 콩고에서 나는잉가이잉가이라는 허브를 넣어서 삶은 요리입니다. 한국의 김치 같아요.” 그녀의 남편이 돌아다니며잉가이잉가이잎을 보여준다. 직접 만져보고 맛을 보라고 권한다. 맛이 강하지 않고 약간 새콤하다. 콩고에서 가져온 씨앗을 올해 라이트하우스 앞마당에 심었는데 잘 자랐단다.

본격적인 요리 실습이 시작된다. 요안나 씨의 설명과 요리시범에 집중해 참가자들이 야채를 썰고 닭을 튀기고 소스를 만드는 동안 치킨과 양배추, 토마토에 레몬양파소스를 곁들인 오늘의 요리 마데수(Madesu)가 완성된다. 요안나 씨는 앞에, 참가자들은 각자의 자리에 서서 시작된 요리워크숍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모이고 흩어지고 섞이며 어우러졌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참가자들이 요리를 배우기 위해 요안나 씨 곁으로 다가가고, 그녀가 참가자들을 돕기 위해 조리대를 순례하며 번갈아 서로에게 다가가는 광경은 마치 두 문화가 만나 풍부해지는 변화의 과정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한 참가자는어떤 요리가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요안나 씨에게 집중하고 의지해서 요리가 완성되잖아요.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좋았어요.”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마데수가 완성되자 요안나 씨가 미리 준비한 밥, 잉가이잉가이, 콩고의 콩 요리인 살라디아 소소(Saladia Soso)를 접시에 담아 나눠준다. 요안나씨가 나눠 준 요리와 자신들이 완성한 요리를 예쁘게 차려놓은 후 함께 맛을 본다. 서로 먹여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맛보는 사이 접시가 싹싹 비워진다. “콩고음식은 처음인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다 맛있어요.” 디저트 미까띠(Mikate)까지. 오늘의 만찬이 풍성하게 마무리됐다.

 

 

삶의 활력을 드린 것 같아요

‘맘쉐프’는 토요일마다 열리는피난처난민학교에 참여하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2011년에 모임이 결성된 후 지난 3년 동안 특별한 이름없이 평범한 난민여성 커뮤니티였으나, 올해희망날개 프로젝트에 지원하면서맘쉐프라는 이름도 가지게 되고 시민참여 난민요리 워크숍도 열게 되었다. 워크숍 이외에 서울 시내 장터에서 아프리카 음식도 판매하고 요리책도 만들 계획이다.

 

 

 

- ‘희망날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난민여성분들에게 일어난 변화가 있었나요?

- 박지현 간사: 처음 회의를 1시간하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2시간 넘게 했어요. 굉장히 자발적으로 이야기하시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셨어요. 그런 모습 처음 봤어요. 무슬림가정은 여성분들 발언권이 좀 적어요. 평상시 말씀하시는 것을 거의 못 봤는데, 한번 얘기해보세요 했더니 방언이 터지신 거예요(웃음).

 

 

자기 차례에 앞서 먼저 열리는 요리워크숍에 참여해 보조를 하고 싶다는 난민 여성도 있었고, 의상에 대한 논의가 없었는데 요안나 씨처럼 알아서 다들 전통의상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난민여성들 안에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고 능력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박지현 간사는 말한다.

‘맘쉐프’의 요리워크숍은 녹록치 않은 요안나 씨와 난민 여성들의 한국생활에 경제적인 면에서도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얼마 안 되는 강사료지만 최선을 다해 일한 보상이 여전히 불안정한 난민가족의 삶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올해 10월 열릴 예정인 다문화여성들의 축제 윙크페스티벌에서는 지금까지 했던 요리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해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의상, , 음악 등을 이용해 어떻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도 계속 고민 중이란다.

 

 

콩고의 춤과 문화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뻐요

요안나 씨는 정부를 비판하는 노래를 부른 남편이 2006년 콩고내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어 콩고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녀가 사람들 앞에서 콩고 춤과 요리를 소개한 것은 지난 워크숍이 처음이다.

 

 

 

 

- 지난 요리워크숍 굉장했어요.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요안나 씨는 어땠나요?

- 요안나 : 콩고 춤과 요리를 통해서 한국 사람들과 같이 저의 문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저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고, 또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해 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책임감을 느꼈던 것도 좋았고요.

 

요리워크숍을 준비하면서 의상을 만들고 함께할 콩고요리를 고르고 어떻게 설명할지 등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책임감이 주어지고 그렇게 할 수 있어서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녀는 이야기 도중 강해진다는 말을 여러 번 사용했는데, 강해진다는 것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일까?

 

- ‘강해진다(strong)’는 말을 계속 하셨는데,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가요?

- 요안나 : 강해지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어요. 만약 강하지 않으면 힘도 없고,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 생각할 수도 알 수도 없어요. 희망은 꼭 있어야 되요. 그렇지 않으면 우울해져요.

 

 

모이면 힘이 되고, 아름다워 보여요

문화기획자과정 첫 수업시간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참가하던 요안나 씨의 모습이 떠오른다. 문화기획자과정에서 그녀가 보고 배운 것은 무엇일까?

 

- 문화기획자과정에 계속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나요?

- 요안나 : 다른 여성들의 경험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문화기획자 과정을 통해서 서로가 마음을 열 수 있었고 여자들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나는 가진 게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과 함께 모이면 그것이 힘이 되고, 밖에서 보면 아주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콩고 의상과 춤으로 지난 워크숍을 알차게 준비한 것도 그곳에서 전통춤을 추는 중국과 필리핀 이주여성들을 만나면서 받은 영감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이주여성들과 함께해서 즐거웠지만 각기 다른 언어 때문에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그래서 요즘 한국어 수업에 더 열심히 참가하고 있단다.




 

난민이 되는 과정과 현재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그녀의 눈시울이 콩고에 두고 온 네 명의 아이들에 대해 말하는 순간 붉어지고 아련해진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막내와 콩고에 두고 온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걱정이라는 그녀의 눈에 엄마의 슬픔과 아픔이 묻어난다.

 

- 현재 가장 큰 바람이 뭐예요?

- 요안나 : 지금의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쭉 갈 수 있도록 약해지지 않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바람이에요. (이런 희망을 유지하는데) ‘맘쉐프활동이 많은 도움이 되요.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싶다는 담대한 그녀의 말이 커다란 울림이 되어 전해진다.

 

 

<맘쉐프 난민요리 워크숍 모습(영상제공: 피난처)>

 

 

 

이선혜  줌마네 인터뷰작가 과정으로 글쓰기를 시작, 삶을 투영하는 글쓰기를 추구하고 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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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나답게’ ‘우리 함께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가족만큼 중요한 우리들의 1, ‘펄오브더오리엔트'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누구에게나 어울리며, 모든 옷을 소화하고, 어떤 장소와도 어울리는 보석

프랑스의 평론가 다리오는 진주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진주의 자연스러운 세련미를 잘 표현해 주는 말이다.

작년 윙크페스티벌의 무대에도 진주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무대 위 한 명 한 명이 아름답고, 모두의 화합이 자연스러워 그 이름처럼 빛나던 팀, 작년 윙크페스티벌에서내일의 스타상을 수상한펄오브더오리엔트(Pearl of the Orient)’가 그랬다.

 

 

‘펄오브더오리엔트’ 진주처럼 빛나는 댄스커뮤니티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희망날개> 지원을 받은펄오브더오리엔트는 경기도 안산에 사는 필리핀 결혼이주여성 5명이 모여 시작했다.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위로하고 의지하기 위해 만들었던 작은 자조모임에서 팀원 개개인이 필리핀 문화를 알리는 문화생산자로 성장한 8년 차 커뮤니티다.

취재를 위해 경기도청을 찾았다. 한국과 필리핀, 양국의 친선을 도모하는 ‘Love you Philippines Thank you Korea, 평화나눔행사에 초청을 받았다고 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다양한 나라의 여성들이 축하공연을 했는데, 그 중 단연펄오브더오리엔트가 돋보였다. 공연 후의 흥겨움을 즐기고 있는 그녀들을 만났다.

 

 

- 커뮤니티 소개 부탁 드립니다.
- 테스 : 저희는 필리핀 동료입니다. ‘펄오브더오리엔트’라고 해요. 2006년에 안산이주민센터에서 만나 이런 팀 만들었습니다. 처음에 다섯 명이었는데 지금은 열여섯 명이나 있어요. 필리핀 전통춤을 추는 댄스커뮤니티입니다.

 

 

팀 리더인 테스 씨가 능숙한 한국말로 팀과 팀원을 소개한다. 동료란 표현이 자연스러운 테스 씨는펄오브더오리엔트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함께 한, 가장 오래된 팀원이면서 대표를 맡고 있다. 2000년 한국남성과 결혼하면서 한국에 이주를 하게 되었고 지금은 자상한 남편과 중학교 1학년, 초등학교 4학년 아들과 안산에 살고 있다. 오늘 무대를 함께 한 제니, 레아, 줄리, 제이도 작년에 이은 올해 윙크페스티벌 멤버들이다.

 

 

 

 

 


작년 윙크페스티벌 이후공연요청이 많아요


- 공연이 정말 멋졌어요! 그런데 무대에서 긴장되지 않아요?

- 줄리 : 작년에 윙크페스티벌에서는 엄청 긴장했어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심장이 이렇게 막 뛰었어요. 하지만 무대에 오르니까 그 긴장이 다 사라졌어요. 음악만 들렸어요. 막 신나게 춤추다 보니까 끝이 났어요. 꿈을 꾸는 것 같았어요.

 

 

즐겁게 할 뿐이었는데 상까지 받아 더욱 기뻤다는 줄리. 무대에서 박수를 받았을 때 모든 스트레스가 날아갔다는 제니. 벨리댄스 동작과 테크노 음악이 정말 신나서 내내 기분이 업이었다는 레아. 이런 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을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리더 테스. 테스 씨도 작년 윙크페스티벌에서의 벅찬 순간을 이야기하면서 연신 웃음이다.

작년 윙크페스티벌 무대 이후로 공연 요청도 부쩍 늘었다고 한다. 다양한 무대에 선 경험 때문일까? 오늘 본펄오브더오리엔트는 보통의 아마추어 팀과는 확연히 달랐다. 입장할 때의 동선은 정돈돼 있었고, 무대 위의 동작에는 주저함이 없었다. “윙크페스티벌을 앞두고는 연습과 회의를 하기 위해 매주 만나요. 동작을 만들기 위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안무 영상을 보며 고민하고, 부족한 것은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하면서 채워요.”

 

 

아들과 함께 하는 2014 윙크페스티벌

 

-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 테스 : 한국 학생들에게 필리핀 전통춤인 대나무춤을 알려줬어요. 필리핀 문화를 전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저희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테스 씨가 핸드폰에 있는 동영상을 보여주었다. 한국인 고등학생들이 대나무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이다. 펄오브더오리엔트는 다문화 캠프에 정기적으로 참여해 필리핀 전통춤을 가르치고 있다. 이 이야기를 하며 테스 씨는 몇 번이나 강조했다. 필리핀하면 가난한 나라로만 알고 있는데, 소박하지만 행복한 사람들의 나라인 필리핀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그래서 필리핀 문화를 전하는 활동을 많이 하고 싶다고 했다. 올해 윙크페스티벌에서 전통춤을 선보이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테스 씨에게 2014 윙크페스티벌은 더욱 의미가 있다. 중학생 아들이펄오브더오리엔트와 함께 무대에 서기로 한 것이다. 아들은 평소 무대 위 엄마를 자랑스러워했는데, 윙크페스티벌 무대를 연습하면서 엄마나라에 대한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고 했다.

“춤 추면서 남편하고도 사이가 좋아졌어요. 우리 남편은 공연 있을 때마다 여기 매니저에요. 운전해주고, 짐 들어주고, 사진도 찍어줘요. 정말 고마워요.” ‘펄오브더오리엔트는 개인의 성장을 넘어 가족을 끈끈하게 연결시켜주는, 테스의 표현을 빌리자면가족 다음으로 중요한 1이 되었다.

 

 

 

 


함께 꿈을 꿀 수 있어 행복해요.

레아 씨는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핸드폰으로 촬영한 공연 영상부터 살폈다. 동작을 확인하는 멤버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직업도 아닌 일에 이렇게 정성을 쏟는 이유가 무엇일까?

한국에서 결혼이주여성으로 살면서 엄마나 부인으로서의 역할만 해왔는데, 커뮤니티를 하면서 내가 되는 일을 찾았다고. 이 순간만큼은 누구의 엄마나 아내가 아닌 내가 될 수 있다고 그래서 행복하다고 했다.

 

- 커뮤니티 활동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좋아요?

- 레아 : 언니랑 친구들이 많이 생긴 거요. 이젠 문제가 생겨도 걱정이 없어요. 무슨 일이 생기면 제일 먼저 여기 언니들에게 물어봐요. 그러면 문제가 다 풀려요.

 

 

답변 끝에 레아 씨는 독백하듯 한 마디를 덫 붙였다. “고향이에요. 한국에서의 제 고향이요.” 그녀들에게펄오브더오리엔트는 함께 꿈을 꿀 수 있는 공간이자 마음의 고향이었다.

‘펄오브더오리엔트’를 비롯해 올해 <희망날개> 프로젝트에 선정된 18개 다문화 여성커뮤니티는 오는 11월 윙크페스티벌에서 그간의 열정과 솜씨를 선보일 예정이다.

 

 

 

 

홍세미  기록하는 사람. 여자와 서울에 대한 이야기를 모은다. 할머니들과의 수다와 낯선 골목을 좋아한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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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나답게’ ‘우리 함께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우리 더 Fighting! 우리는 모두 아름답다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 희망날개

 

 

2014 희망날개 문화기획자 양성교육워크숍이 7 26()부터 27()까지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렸다. 이번 워크숍은 지난 두 달간의 문화기획자 기초과정을 마무리 짓고, 윙크페스티벌 기획을 위한 8월 심화과정 개강을 알리는 특별한 시간이었다.

 

 

 


반가워요! 1 2일 워크숍

비구름 때문에 참석률이 저조할까 하는 진행팀의 걱정 속에 큰 가방을 끌고 메고,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한다. 주말, 대부분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라 집을 비우기 쉽지 않았을 텐데, “몇 년 만에 해방인지 모른다며 너스레도 잊지 않는다. “명함 있어요?” “어디서 왔어요?” 물으며 연락처를 주고받고, 사진을 찍느라 분위기가 활기차다. 어느새 창밖에도 해가 난다.

워크숍 첫 순서는 유알아트 김영현 대표의 강의. 마을과 커뮤니티에서 진행한 기획 사례를 소개하는 시간이다. 김 대표는시골밥상프로젝트와 다양한 시민참여 예술프로그램을 예로 들어, 어떤 의도로 기획했고 문제점은 무엇이었으며 어떻게 해결했는지 하나하나 이야기한다. 자료화면이 바뀔 때마다 참가들은 진지하게 듣고 빼곡하게 적는다. 

“지방이라 어려움이 많아요.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은 볼 수가 없거든요.” 경남 양산에서 온희망웅상의 유경혜 씨는 커뮤니티에 돌아가 기획할 때 참고할 거라며 가득 메모한 노트를 보여준다.

 

 

 

 


축제연습, 기획에서 발표까지

이어지는 축제 기획 워크숍은 다문화노래단몽땅의 김희연 대표가 이끈다. 참가들끼리 짝을 지어 서로 인터뷰하고, 짝꿍을 모두에게 소개해야 하는 시간. 강의실은 또다시 시끌벅적하다. 웃는 사이 참가자들은 봄여름가을겨울 모둠으로 나뉘고, 바로 마을축제 기획 실습이 시작된다. 20분 동안 모둠 이름인 계절을 살려 축제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쯤은 금방 감 잡는다. “가을이니까 사과 축제해요” “복날을 살리면 어때요? 여름이니까”. 일머리를 나누는 것도 수준급이다. 축제 이름을 적고 그림을 그려 넣고 담당을 정하는 사이, 한쪽에선 예산과 후원단체 명단까지 뽑았다. 사소한 한마디에도 크게 웃고 맞장구 쳐주는 모습이 진짜 재밌나 보다.

이게 끝이 아니다. 이제는 각 모둠이 축제 노래를 만든다. 가사를 바꾸어 넣고, 춤동작을 맞추며 무대에 올릴 준비를 한다. 대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기획안과 홍보용 축제 노래를 발표할 때는 누구 하나 뒤로 빠지거나 쭈뼛거리지 않고 무대 위에서 정말 신나게들 논다.

 

 

 

 


‘나’로 당당한 그녀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참가자들은 삼삼오오 산책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밤늦게까지 이어진 수다와 치맥 파티로 피곤할 법도 하건만, 아직 함께 할 이야기가 많은가보다.

 

 

 

 


 

워크숍 마지막 일정은 지난 4주간의 기초과정 수료식과 평가 나눔 그리고 심화과정 개강을 알리는 시간.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김용호 교수가 기초과정 수료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수료증을 전한다.

“잠깐만요! 사진이 잘 나와야 해요. 악수 좋아요! 여기 보세요!” 찰칵, 참가자들 주문에 엄숙할 뻔한 분위기가 또 한 번 웃음으로 바뀐다.

기초과정 프로그램 평가와 바라는 점,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의견은 쪽지에 적어 모둠별로 발표하며 나눈다. ‘흙으로 마을 만들기, 베개로 마음 열기를 커뮤니티로 돌아가 해 보겠다’ ‘인형 만들기를 응용해 커뮤니티에서 전통인형을 만들어 보겠다’ ‘더 많은 이주여성이 참가했으면 좋겠다’ ‘간식으로 견과류가 좋았다부터문화가 다양한 것은, 다른 문화를 수용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라는 진지한 의견까지.

발표하는 내내 참가자들은 이미로 당당하며우리를 만들어가는 기쁨을 아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모든 이의 큰 환호를 받은 김레이첼 씨(아이다마을)의 위로 같은 한마디.

우리 더 Fighting! Women are all beautiful!" (더 힘내자! 여성들은 모두 아름답다!)

 

 

우리’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

1 2일 워크숍을 지켜본 아모레퍼시픽 복지재단의 신찬호 사무국장은 참가자들의 모습이 작년과 사뭇 달라졌다고 말한다.

“내 커뮤니티로 돌아가서 적용 한 번 해볼까? 라는 이야기에서 참가자들의 성장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분들이 화제의 인물로 미디어에 소비되기보다는 지역과 커뮤니티에서 뚜벅뚜벅 돌봄과 나눔의 길을 걷기 바랍니다.”

샘에서 시작한 작은 물줄기들이 강으로 바다로 단지 흘러가버리고 마는 것은 아니다. 바다로 모인 물은 비구름이 되어 단비로 돌아온다. 다문화 커뮤니티를 꾸려가고, 그 커뮤니티를 지원하는 사업을 기획하고, 이를 후원으로 뒷받침하는 사람들의 선한 마음이 쌓이고 쌓여 우리가 사는 세상에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이제 ‘2014 희망날개 문화기획자 양성교육참가자들은 3주간 심화과정에서 축제 무대막과 포스터를 만들며 윙크페스티벌 기획에 참여한다. 참가자들이 하나씩 만든 30여 개의 포스터를 각자 SNS를 이용해 홍보하고, 윙크페스티벌이 열리는 공간에서 전시할 계획이다.

그리고 커뮤니티로 돌아가 축제에 선보일 공연을 준비하며 문화기획자 과정에서 느끼고 배운 것들을 함께 나눌 것이다. 축제를 준비하는 그녀들의 커뮤니티에는 어떤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까.

 

 

 

김유진. 줌마네 글쓰는 이로 인터뷰모음집 <뜨거운만남>에 참여했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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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나답게’ ‘우리 함께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자기 삶의 기획자들, 축제기획에 도전!

 

 

2014 희망날개 문화기획자과정 개강식장. “환영합니다.” 김용호 성공회대 문화대학원장이 정갈한 레이스로 감싼 초를 밝혀 참가자 한 명 한 명에게 건넨다. 따뜻한 환대에 참가자들도 화답한다. “특별한 기회 마련해줘서 마음으로 고맙습니다.” “작년에 이어서 다시 참가한 거 아주 기뻐요.” “많이 배워서 친구들에게 열심히 알려 주겠습니다.” 조금씩 다른 억양, 서툰 발음이지만 참가자들의 기대와 설렘만은 고스란히 전해진다.

 

 

 

2014 희망날개 문화기획자 양성교육 출발!

지난 6월 다문화 여성커뮤니티 지원 프로젝트 ‘2014 희망날개 문화기획자 양성교육이 개강했다. “이주여성의 다양한 문화커뮤니티를 지원하는 희망날개 프로젝트는 한마디로 신나는 사업입니다. 내면의 당당함과 문화 역량으로 주변을 감동시켜 봅시다!” 한국여성재단 조형 이사장의 인사말에 환호의 박수가 터져 나온다.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과 한국여성재단이 후원하고 성공회대학교가 주관하는 이 프로그램은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에 함께하는 다문화여성 커뮤니티 18곳의 리더들을 비롯해 추천단체 관계자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개강식에 이어 열린 2개의 강좌까지 빡빡한 일정에도 시종일관 열정을 다했다.

 

 

마주하고 바라보기

“작년에 저도 캐나다에서 살았어요. 이방인이었죠.” 이번 교육프로그램의 전체기획을 맡은 성공회대 문화대학원 최혜자 교수는 자신의 이야기로 첫 강의를 시작한다. 이주는 아주 짧은 시간에 엄청난 양의 낯섦과 맞닥뜨리게 되는 사건이라며, 뭐가 뭔지 알 수 없고 아무렇지 않은 척 하느라 쉽게 피곤해졌다고 한다. “그때 먼저 다가와 천천히 또박또박 말 거는 사람이 그렇게 반갑더라고요. 그래서 전다문화 사람을 만나면 무조건 말을 천천히 해요. 물론 미소를 보태서요.”

 

 

 

 

최 교수가 미소를 지으며 또박또박 한 가지 실험을 제안한다. ‘3초 동안 자세히 보고, 본 것 그리기’. 강의실에 불이 꺼지고 대도시 풍경사진이 펼쳐진다. 꼼꼼히 보고 기억하려 애쓰지만 3초는 야속하게도 짧다. 본 것을 기억해 내 그림으로 그리기가 쉽지 않다. “뭘 그렸어요?” “빌딩 지붕이 세모였어요?” “바다네요.” “강이던데?”

한쪽에서 홍콩인 것 같다 하니 누군가 금세 두바이라고 응수한다. 어느 쪽이 맞는지 결판을 내보자라는 최 교수의 장난 어린 주문에 한바탕 웃음이 터져 나온다. 다시 사진을 들여다본다. 밤 풍경인 줄 알았던 사진 속엔 해 질 무렵 노을이 아직 한창이다.

“똑같이 보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어요. 우리는 다를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어요. 싸울 필요가 없어요. 서로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친해지면 됩니다. 그러면 자신만의 경험과 내력이 더해져 이야기가 풍성해질 수 있어요. 보셨죠? 반짝이는 별도 그려 넣고 산책하는 가족도 그리고, 그림이 더 생생해지잖아요.”

 

 

우리들의 축제, 함께 기획하고 만든다

문화기획자 양성교육과정은 이처럼 각기 다른 우리가 마주보고 서로의 이야기를 더해가는 과정을 몸소 체험하는 기회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이 과정은 다문화 커뮤니티 참가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서로 교류하고 문화기획 역량을 키우며 문화생산자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다.

이날 시작된 기초과정에서는다양성의 눈으로 세상읽기’, ‘내 안의 나 발견하기’, ‘관계 디자인하기’, ‘놀이 디자인하기등의 강좌와 12일 워크숍으로 구성, 문화기획의 기본기를 익힐 예정이다. 기초과정을 수료한 참가자들은 가을에 열릴 다문화 여성들의 축제, ‘윙크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심화과정에 참가할 자격을 얻게 된다.

특히 올해 신설된 심화과정에서는 축제기획에 관한 교육은 물론, 기획실무 워크숍을 통해 각 커뮤니티들의 무대를 결합하고 페스티벌 전체의 내용을 함께 구성해 나간다. 초대장과 포스터도 참가자들이 기획해서 만들 예정이다.

“무대뿐 아니라 축제기획에도 직접 참여하고 싶다는 참가자의 열망이 이번 교육을 이끌어냈어요.” 심화과정에 대한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김기선 과장의 기대는 그래서 남다르다. 결과에 대한 기대도 크지만 프로그램이 열리게 된 과정 자체가 그의 표현대로감동적이기 때문이다.

 

<문화기획자과정 커리큘럼(클릭)>

 

함께 머리를 맞대고 축제를 기획한다는 건 분명 굉장한 경험일 것이다. 하지만 한두 달 교육만으로 모두가 문화기획자가 될 수 있을까? 우문에 최 교수가 답변을 건넨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세요. 세상 모든 일에는 기획이 필요해요. 우리는 매일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어요. 스스로 이걸 기획이라고 인식하지 않을 뿐이지요. 일상이 다 기획이에요.”

일상이 기획? 그렇다면 새벽 차를 타고 달려와 교육에 참여하고 열심히 묻고 서로 격려하는 참가자들은,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세상과 만나는 게 일상이 된 이 여성들은, 이미 자기 삶의 문화기획자들이다.

 

 

 

 

조미환 줌마네 인터뷰작가과정 발간[뜨거운 만남]에 필진으로 참여. 책읽기와 커뮤니티 모임을 위한 독립된 공간을 마련하는 게 오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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