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과 함께하는 공간문화개선사업]
공간 개선 그 다음은… 다함께 활용하기!
2015년 공간문화개선사업 변화Story
환골탈태(換骨奪胎), 우리는 사람이 좋은 방향으로 변하여 전혀 딴사람처럼 되었을 때 이 말을 한다. 혹은 반성과 변화의 각오를 다지면서 스스로에게 쓰기도 한다. 스스로를 ‘환골탈태했다’고 말하기는 왠지 쑥스러운데 자신 있게 이 말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
2014년 ‘아리따움인유 시설개선사업’의 지원을 받아 사무 공간을 개선하고, 그 후 많은 것이 변했다는 [청주여성의전화]를 찾아가 보았다.
함께 모여 공부하는 공간으로
사진1> 학구열이 불타는 학습모임
6월 22일, [청주여성의전화] 교육장에서는 ‘여성주의 상담’학습 모임이 있었다. 매달 2,4주 월요일 오전에 [청주여성의전화] 활동가와 일반 회원들이 모여 함께 공부를 한다. 이날은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 2명도 함께 했다.
"여성주의 상담은 ‘개인적인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라는 가치관을 필요로 해요.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인식해야한다는 의미이지요.”
“그렇죠. 바로 그 점이 전통주의 상담과 다른 점인데 개인의 변화를 넘어 사회적 변화를 추구하자는 것이 여성주의 상담의 특성이죠.”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발제와 진행을 맡는다. 이 날은 ‘여성주의 상담의 정의 및 특성’을 정리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상담을 할 때, 어떠한 경우라도 내담자를 믿고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었다.
개인의 힘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사진2> 학습모임이 실무 상담에 도움이 된다는 송옥주 활동가
“상담을 하다보면 부족한 점을 느껴요. 잘하고 있는가 싶기도 하고요. 공부 욕구는 있어도 하기 힘들었는데 교육장이 생긴 것이 자극이 되었어요.”
가족보호시설에서 가정폭력 피해자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송옥주 활동가는 학습모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함께 공부하면서 부족한 것을 메우고 의심나는 것을 해결하고 피해자들에게 좀 더 많은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학습모임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사무 공간 중앙에 책상을 두고 사용했던 교육장은 들고나는 사람이 다 보이고, 전화통화 소리와 간식 준비하는 소리가 다 들려 학습에 집중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아리따움인유 시설개선사업’덕분에 교육장 위치를 바꾸고 칸막이 공사를 하여 교육공간을 분리 하였다. 독립된 교육장이 생기자 학습 모임이 활발해지기 시작하였다. 실제로 [청주여성의전화]는 작년에 비해 ‘여성주의 상담’, ‘섹슈얼리티’, ‘활동가 재충전을 위한 워크숖’같은 학습모임이 자발적으로 3개나 늘었다. 이참에 한국여성의전화 정기총회에서 ‘학습모임상’을 받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열심이다.
소통하는 공간으로
“이전에는 어두침침한 곳에서 꿍꿍이 모의를 하는 것 같았어요. 분리된 교육장도 좋고 공간전체가 밝아지고 깔끔해져서 너무 좋아요. 비로소 당당히 여성인권운동을 하는 곳으로 보여요.”
사진3> 영상기기로 풍성해진 인문학 모임 사진4> 포근하게 바뀐 상담실
교육받을 때마다 일하는 활동가들에게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는 권은숙씨는 공간의 변화가 반갑다. 그녀의 말처럼 당당해진 공간을 [청주여성의전화]는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각종 협동조합 예비 모임, 여성을 위한 인문학 모임 같은 다양한 소모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의 교육과 총회, 충북여성연대의 회의 및 교육 등등에 교육장을 무상으로 빌려준다. 천장에 설치된 빔 덕분에 함께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를 열기도 한다.
덕분에 [청주여성의전화]가 하는 일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더불어 활발하고 역동적인 단체라는 이미지가 생겼다.
서로를 격려하는 공간으로 바꾸고 일할 맛이 나요
사진 5> 신나게 일하고 있는 활동가들 모습
[청주여성의전화]의 주된 업무는 가정폭력․성폭력 등 여성문제 상담이다. 많은 사람들이 단체 이름 때문에 전화 상담만을 한다고 알고 있다. 실제는 학교, 경찰, 의료계, 법조계, 복지관 담당자들과 협업하여 가정폭력․성폭력 피해자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피해자들에게 취조하듯이 질문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법원이나 경찰서에 활동가들이 동반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공간 개선으로 하는 일이 널리 홍보되어 상담 건수가 크게 증가하였다. 상담 건수는 2014년 합계 887건 (월평균 74건)에서 2015년 5월말 합계 448건 (월평균 89건)으로, 지속 상담 건수는 월평균 6명에서 8명으로 늘었다. 겨울에 비해 여름철에 상담건수가 많은 것을 고려하면 증가폭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지속 상담 건수가 늘어 난 것은 고무적이다.
“내담자들은 손을 잡아주고 작은 상처에 밴드만 붙여줘도 강퍅한 마음이 풀리기도 해요. 그러니 쾌적하고 편안하게 바뀐 환경이 상담할 때 도움이 많이 되죠. 연보라색 현관문, 화사한 벽면 등등을 이야기하면서 대화를 자연스럽게 시작하기도 하구요.”
상담 건수만 늘어난 게 아니다. [청주여성의전화]는 지난 2월 한국여성의전화 정기 총회에서 ‘회원배가상’을 받을 정도로 회원이 많이 늘었다. 회원이 늘었다는 것은 [청주여성의전화]의 활동을 지지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의미이다. 여성단체는 지원과 관심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은 현실에서 큰 변화이다. 그러다보니 활동가들의 업무역시 늘었다.
“절박한 사람이 몰라서 도움을 못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이 많아져도 저희 활동이 알려지는 것은 그래서 반가운 일이죠.”
업무량이 늘어나도 그만큼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만족한다는 송규란 활동가는 공간 개선을 이렇게 정의한다.
“공간 개선은 저희들의 사기를 북돋아주었어요. 언뜻 보기엔 공간만 바뀐 것이지만 시너지 효과가 여기저기에서 나타나고 있어요. 그 힘으로 저희는 열심히 일하는 거구요.”
송재금(고곰세)
고곰세는 세상과 소통하는 글,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함께하는<공간문화개선사업>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여성생활, 이용시설 및 비영리 여성단체의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내 소통할 수 있는 여성 대안공간을 창출하는 <공간문화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9년~2014년까지 총 84개의 단체(시설)의 공간을 지원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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