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맞대고, 재능을 나누며 만들어간다

2014[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사업이야기 

 

 

 

 

“저희 에이컨은 연식이 오래 돼서 모양이 구리구리한데 매립하면 어떨까요?”

“매립은 안 좋습니다. 쓰다가 나중에 바꾸시죠.”

 

“교육장에 적어도 25명은 수용해야 되는데 가능할까요?”

“가능하게 해야지요. 책상 사진을 요청해놨으니 다음에 가져오겠습니다.”

 

 <청주여성의전화> 실무자들과 시공을 맡은 협력사 대표가 공사에 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7 21일 오전 11, <청주여성의전화> 사무실에서 시공하는 협력사와의 5차 회의가 있었다. 공사 도면을 짚어가며 공간 활용, 배선, 가구 배치, 견적 비용, 환기 문제 등등 구체적인 사항들을 조율했다.   

<청주여성의전화>는 이 사업에 지원할 때만해도 기존의 사무실 틀에서 조금만 바꿔야 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한 달 전 현장 실사팀이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공간전면재조정을 하지 않고는 공간개선의 효과를 볼 수 없다는 평가를 듣고, 선정된 후 디자인팀과의 협의로 공간전면재조정을 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보이던 교육장의 위치를 바꾸고 내담자들이 편안하게 상담할 수 있도록 공간을 나눠서 오는 사람 즐겁고 가는 사람 즐거운(~~~) 교육장으로 만들려고 한다.

 

“건축과 도면에 대해 문외한이던 저희가 바닥에 있는 쪽수를 세어가며 그림을 다시 그리고, 포토샵할 줄 아는 지인에게 도움도 청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하나씩 하고 있어요. 지원해주시는 분들이 저희의 요구를 들어주려 하고 마음을 많이 열어주셔서 감사해요.” 송규란 활동가가 웃으며 어느새 두꺼워진 서류철을 보여준다.

 

 

청주여성의전화 활동가들이 지인의 도움을 받아 직접 포토샵으로 그린 도면이다.

 

 

 시설개선공사, 드디어 스타트!

2014 시설개선사업으로 전국에 있는 8개의 단체가 선정되자 아모레퍼시픽 인테리어지원팀이 제일 먼저 출동했다. 지방에 있는 협력사를 선정하여 단체와 연결시키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다음은 시공을 담당할 협력사가 출동이다. 공사현장을 실측하고 도면을 그리며 단체의 요구를 듣는다. 여성단체들은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에 비해 시설과 경제적 상황이 열악해 공사할 때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은 편이다.

“매장 공사할 때는 매뉴얼이 있으니까 그것대로만 하면 되는데, 시설개선은 단체의 요구사항을 다 반영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어려운 공사이긴 해요.(웃음) 그래도 좋은 일이니 더 열심히 해야지요.” <청주여성의전화> 공사를 맡은 협력사 이재권 사장의 말이다.

 

각 단체의 디자인이 확정되기까지 단체, 협력사, 아모레퍼시픽 인테리어지원팀이 수시로 소통한다. 단체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여 개선하되, 전체적으로 AU의 디자인 콘셉으로 통일감을 준다. <청주여성의전화>한국여성의전화상징색인 보라색과 아모레퍼시픽 디자인 상징색인 분홍색을 절충하여 연보라빛 교육장을 만들 것이다. 벽에 새겨질 슬로건도 단체의 요구가 반영되었다. ‘시작했으니 두려움 없이여성들에게 주고픈 그녀들의 메시지이다.

 

 

파트너십으로! 재능나눔으로!

시설개선사업은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과 한국여성재단의 공동협력사업으로, 2009년부터 여성이용 및 생활시설의 공간을 개선해주고 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은 후원에 그치지 않고 회사 각 부서의 중요한 역량들을 모아 재능나눔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김기선 과장은 아모레퍼시픽 각 부서의 협업을 이끌어내고 서로 소통하게끔 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김기선 과장(왼)인테리어지원팀 윤석미 과장(오른)이 단체의 서류를 보며 회의중이다.


“한국여성재단과의 파트너십으로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지만, 매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과제도 있습니다. 인테리어지원팀과 지역사업부가 그림자같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고를 많이 합니다. 실제 공사를 담당하는 인테리어지원팀과 협력사는 이 사업을 만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여성단체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미약한 상황이지만, 한국여성재단은 이 땅의 딸들에게, 이 땅의 여성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을 위해 오늘도 힘을 아끼지 않는다. 백경원 대리를 통해 2014 시설개선사업에 대한 자부심과 기대감이 보인다.

 

“담당자인 제가 객관성을 잃을 정도로(웃음) 정말 좋은 사업입니다. 현장실사를 가보면, 많은 단체 활동가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면 속상하다가도 저희 시설개선사업에 선정되면 이분들이 얼마나 행복해할까 생각하면 마음이 놓입니다. 올해 선정된 단체의 공간변화가 활동가들과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변화를 줄지 정말 기대가 됩니다.”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함께하는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시설개선사업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여성생활, 이용시설 및 비영리 여성단체의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내 소통할 수 있는 여성 대안공간을 창출하는 시설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김영숙(고곰세)

고곰세는 세상과 소통하는 글,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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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 여럿이 함께하면 현실이 된다

2014[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사업 이야기

 

 

“심장이 바운스! 바운스! 흥분의 도가니였지요.”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청주여성의전화> 송규란 활동가는 그랬다.

“믿겨지지 않아요. 절박함이 통했던 것 같아요. 우린 절실했거든요.”

<함께하는주부모임> 박다연 간사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시설개선사업선정은 공모한 여성단체들이 학수고대했던 일이다. 요새, 공간을 개방할 테니 와서 이용하라는 말을 여기저기 자랑처럼 하고 다닌다. 그리고 그 공간에서 어떤 일을 벌일까, 궁리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른다고.

 

 

2014 6월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함께하는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시설개선사업에 8개 단체가 선정되었다. 하나같이 평등, 배려, 나눔의 가치를 일궈가는 여성단체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일하는 곳은 아쉽게도 대부분 오래되고 열악하다. 그래서 시설개선사업에 선정된 단체는 마음이 설렌다.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의 공간이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이 되어 더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꿈을 펼쳐갈 수 있기 때문이다.

 

 

'ARITAUM in U' 지원으로 변화된 공간의 모습

'ARITAUM in U' 지원으로 변화된 공간의 모습 


 

바램, 신나게 놀며 자라는 공간

자체 공간이 없어 그 동안 카페, 마을공원, 거리에서 사업을 진행한 <마산여성회>. 한 회원이 피아노학원이었던 곳을 선뜩 내놓은 덕분에 공간이 생겼지만 작게 나눠져 있어 공간을 활용하기가 힘들었다. 그런데 마침 시설개선사업에 선정되어 고민해결에 새롭게 변신까지. 마을 아이들에겐 도서관이자 아지트, 마을 주민에겐 사랑방, 활동하는 회원들에겐 새로운 기획을 궁리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며 기대가 크다. 공간 이름을마녀와 깨비라고 지었는데, 엄마는 강한 존재 마녀처럼 독립적인 존재로 부활하고, 아이들은 도깨비처럼 신나게 놀면서 자라야 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회원들이 그 공간에서 마녀처럼 빗자루 타고 씽씽 날아다니며 어떤 일을 벌일까?

 

 

바램, 상처받은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

<새길공동체양지터>의 아이들은 화장실이 불편하다. 세면대가 없거나 있어도 낮아 바닥에 세면도구를 놓고 씻어야 한다. 거기다 파손된 타일과 곰팡이로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큰 문제는 문이 아귀가 맞지 않아 삐거덕거리고 잠금장치가 고장 나 있어 가뜩이나 예민한 아이들이 더욱 불안해한다는 것이다. 양지터 김화정 대표는 화장실이 알록달록 예쁘고 편안한 공간으로 바뀌면 폭력에 상처받은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바램, 상처가 회복되는 공간에서 서로 나누는 공간

“뜻밖에 행운이었어요. 혹시 무르면 어떡하지. 걱정이 들 정도로 기뻤어요.”

<인권희망강강술래> 김도희간사는 몇 번의 고배를 마시고도 또 공모, 결국 선정되어서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 PC방이었던 교육장은 담배자국과 진으로 지저분하다. 공간이름희망뜰에 걸맞게 변신할 기회가 주어져 행복하다.

 

“이 친구들은 지금 사는 환경도 열악하고, 과거환경도 열악했어요. 그래서 이제 새로운 삶을 위해 전환하는 기점에 있는 이 공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특히 교육실은 자활을 위해 지역사회와 연계 하는 프로그램이 많은 공간이에요. 내가 일하는 공간이 깨끗하고 환해지면 새롭게 시작하는 이 일이 힘들지만 해 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길 거예요. 그러면 일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죠.”

 

3월부터 하고 있는 성매매피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청소년 성장캠프도 여기서 할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더욱 기대에 부풀어 있다.

 

 

변화된 공간에서 즐거워하는 어른과 아이들

쾌적해진 화장실에 만족해하는 여성들  


 

바램이 모여 세상을 바꾼다

희망살림터’, ‘사랑방’, ‘꿈터’, ‘마루라는 이름을 달고 각각 그에 맞는 공간이 하루빨리 생기길 고대하는 <안양YWCA>. 입소한 어머니들과 아이들이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교육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원했던 <경주애가원>. 그리고 치유와 안정에 화장실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쾌적하고 환하게 달라진 모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순례자의 집>까지. 이번에 선정된 모든 단체를 보면서 취재차 방문한 <인권희망강강술래> 입구에 소박하게 걸려있는 선언문이 떠올랐다.

 

‘너와 내가 평등하게 만났습니다. 같지만 다른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소통합니다. 늘 깨어있기 위해 스스로 깨닫고 서서히 변화를 이루어 냅니다. 우리는 서로의 성장을 축하하며 함께 날아오릅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모습이지만 같은 바램으로 이 사회를 든든하게 바꿔가고 있는 것이다. 그 곁에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가 함께하고 있다.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함께하는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시설개선사업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여성생활, 이용시설 및 비영리 여성단체의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내 소통할 수 있는 여성 대안공간을 창출하는 시설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효경(고곰세)

고곰세는 세상과 소통하는 글,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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