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그램으로 태어나 생존확률이 30%정도에 불과했던 잉클링이 이젠 엄마 아빠와 함께 집에서 지낼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해졌다기에 한국여성재단 조형이사장과 하이큐검진네트워크 소속 중앙검진센터 윤일중 실장이 잉클링에게 줄 선물을 들고 집을 방문하였다.
방문한다는 소식에 잉클링의 엄마 오깡바야르씨는 집이 비좁다며 걱정하였다. 하지만 걱정도 잠시, 눈이 안보일 정도로 웃으며 엄마 오깡바야르씨와 아빠 뭉크바트씨는 우리를 맞이하였다.
잉클링은 490그램으로 태어났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한 모습이었다. 엄마 오깡바야르씨를 빼어 닮아서인지 얼굴은 순하고, 체격은 아빠를 닮아서인지 조산아 같지 않게 늠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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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재단 조형 이사장과 잉클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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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재단 조형 이사장, 잉클링과 엄마 아빠,
하이큐검진네트워크 윤일중 실장 |
엄마 오깡바야르씨와 아빠 뭉크바트씨가 다시 웃음을 되찾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잉클링의 엄마 오깡바야르와 아빠 뭉크바트는 몽골을 떠나 한국에 온지 10년이 넘었다.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돈을 벌기 위해 이 땅에 온 두 사람은 교회에서 만나 사랑을 키웠다. 하지만 행복했던 두 사람에게 한꺼번에 불행이 찾아 왔다. 아빠는 일용노동자로, 엄마는 재봉사로 일하며 살림을 꾸려가던 중 사기사건에 휘말리면서 모아놓은 돈을 모두 잃게 된 것이다. 게다가 아빠는 취업비자 기간이 만료되어 출입국관리소에 단속되었다가 일시 보호 해제된 상태로 합법적으로 일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엄마 오깡바야르씨가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다 과로로 잉클링이 조산으로 태어난 것이다. 모든 환경이 고통과 좌절로 둘러싸여있었지만 부부는 잉클링을 포기할 수 없었다. 부부는 잉클링을 살려야겠다는 마음 하나로 곳곳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부부의 마음이 하늘에 전해졌던 것일까. 한국여성재단을 비롯한 의정부 외국인 지원센터 등의 각종 단체들의 도움을 받게 되었다. 엄마 오깡바야르씨는 ‘잉클링은 한국 사람들의 따뜻한 도움으로 살 수 있었어요. 아기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났으니 커서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어요.’라며 바람을 전했다.
이날 방문길에 함께 한 하이큐검진네트워크 소속 중앙검진센터 윤일중 실장은 잉클링의 엄마와 아빠의 무료 건강 검진을 약속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데다 잉클링을 돌보느라 그 동안 한 번도 자신들의 건강을 챙기지 못한 사정을 알게 된 것이다.
집을 나서는 우리에게 엄마가 말했다. ‘도움을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 조형 이사장님이 답했다. ‘꼭 건강하게 키우세요. 아가야, 나중에 한국에 올 때는 말 타고 오너라’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 잉클링이 늠름한 청년으로 자라 드넓은 몽골초원에서 건장한 전사의 모습으로 말을 달리는 모습이 그려졌다. 부디 490그램 아기천사의 기적이 끝나지 않도록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길!
본 후원은 병원 네트워크인 ‘하이큐검진네트워크’에서 지원했다. 하이큐기금은 건강지원 및 긴급지원, 자녀 학습지원을 사업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2013년의 경우 다문화 가정(노동 및 결혼 이주)의 이주 여성 및 그 가족의 건강 지원 사업에 사용되고 있다. 자리를 함께 한 하이큐검진네트워크 소속 중앙검진센터 윤일중 실장님은 하이큐가 다양한 방면에서 외국인 의료지원 활동을 해왔다고 밝히며 앞으로도 지원을 이어나가겠다며 본 사업을 응원하였다.
취재 및 기사작성: 한국여성재산 3기 기자 유재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