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나'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 ‘나답게’ ‘우리 함께’ 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새해 많이 받으세요!"

소망을 담아 보내는 인사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우리는 처음 만나 이름을 주고받으며 소개할 때, 만나거나 헤어질 때 인사를 합니다. 고마움 같은 특별한 마음을 전하는 것도 인사(人事)입니다. 나뭇잎이 푸른 계절 6월 문화기획자 양성교육과정에서 처음 만나 인사를 나눴던 그녀들이 얼음이 얼고 찬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계절 12월에 특별한 인사를 보내왔습니다.

 

문화기획자 양성교육과정과 워크숍, 윙크페스티벌을 통해 희망날개와 2014년을 함께 보낸 그녀들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한국]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몽골] Танд Шинэ оны мэнд хүргэе.(탄뜨 신 언-이 멘드 후르기)

[캄보디아] ទទួល​បាន​សុខភាព​ល្អ​នៅ​ក្នុង​ឆ្នាំ​ថ្មី​នេះ (솜 아우이맨 속까펩러어 노우크농츠남트메이뇌이)

[베트남] chúc mừng năm mới (쭉 믕 남 머이), Năm mới phát tài (남머이 파 따이)

[태국] สุขสันต์วันปีใหม่(쑥싼완 삐- 마이)

          ใหม่ขอให้สุขภาพแข็งแรงร่่ำรวยเงินทองนะคะ! (삐 마이니 커하이 미쾀쑥, 레 람루아이 응언텅카)

[러시아] С Новым Годом! (스노븸 고돔)

[중국] 新年快乐 (씨인 내앤 콰일 러어)

[필리핀] manigong bagong taon (마니공 바공 타온)

[인도네시아] Selamat Tahun Baru! (슬라맛 따훈 바루)

[네팔] 수버 까모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서로에게 보내는 인사. 소리는 달라도 전하고 싶은 마음은 같습니다. 우리 서로 더 건강하기를 더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죠 ^__^

 

 

 

2014 희망날개 :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희망웅상-아름다운 연대> 

“1박2일의 워크숍에서 함께 노래를 만들어 친구들 앞에서 발표했을 때 너무 즐거웠어요. 앞으로 우리도 자국의 노래와 한국 노래를 함께 부르고 연주하며 공연을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미디어자조모임> 

“올해는 왕따 주제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어요. 저의 아들이 직접 인터뷰를 하고 출연하려고 하였지만, 아이 얼굴이 직접 나오는 것은 안 좋다고 해서 인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인형 주문 제작비가 너무 비싸서 직접 만들기로 했고, 서울에 가서 인형 만드는 법을 배우고는 저녁 늦게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날은 우리 아들 생일이었어요. 생일파티를 해주지 못하고 밤에 가서 케이크만 같이 먹었습니다. 그래도 인형을 어떻게 만들면 된다는 걸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다울림>

“윙크페스티벌을 준비하면서 저녁이 되면 서둘러 아이들의 식사를 챙기고 집안일을 마치자마자 모였어요. 나라와 문화가 다른 여성들이 센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북을 치면서 서로 이해하며 많이 웃으면서 행복했습니다. 이런 기회를 주신 아모레퍼시픽재단 관계자와 한국여성재단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시아요리 봉사단 I`m Asia>

“우리들이 직접 만든 요리를 가지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요리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너무 행복했어요. 또 윙크페스티벌에서 우리는 요리봉사활동 홍보만 하였는데 다른 커뮤니티들은 춤, 연주 등 다양한 공연을 펼친 것이 너무 부럽고 좋았어요. 다음에는 우리도 공연하고 싶어요.”

 

<Do-dream 아모레>

“윙크페스티벌에 참여한 것이 제일 기억 남아요. 7개월 동안 연습했는데, 다른 공연 보다 더 긴장했어요. 다른 팀들의 공연을 같이 볼 수 있었고, 우리 부족한 부분에 대해 서로 배울 수 있었거든요.”

 

<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

“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은 전문 연주자로 구성된 커뮤니티입니다. 그래서 희망날개 사업을 진행하며 우리가 가장 뛰어난 커뮤니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윙크페스티벌 행사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희도 나름 열심히 준비한 무대였지만 다른 커뮤니티의 공연을 보면서 그들보다 열정은 부족했고 축제를 진정으로 즐길 줄 모른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희망날개와 함께 한 그녀들의 2014년이 무엇으로 꽉 채워졌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 희망날개 2014년 활동 영상 보기

 

 

 

 

2014 희망날개: 가장 기억에 남는 커뮤니티는?

 

전국 각지에 흩어져 각자의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그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문화기획자 양성과정, 1박2일 워크숍, 윙크페스티벌 등을 위해 긴 시간을 함께 한 그녀들은 서로에게서 깊은 영감을 받고, 성장의 계기를 얻었습니다.

 

 

윙크페스티벌에서 아름다운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고 전통 결혼식을 응용한 무대를 보여준 <반마이 베트남 공연팀>, 많은 커뮤니티가 <반마이메트남 공연팀>에게 파이팅 응원을 전하며 내년에 꼭 다시 만나자고 합니다.

 

빠른 음악에 맞춰 박력 있는 대나무 춤을 보여준 <펄오브오리엔트>  완벽한 춤과 퍼포먼스로 모두를 휘어잡았었죠. 공연을 다시 보고 싶어 하며, 초대가 이어집니다. 조금은 서툴지만 열심히 공연을 준비한 커뮤니티를 격려하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같은 난타라는 악기를 공연했지만 또 다른 느낌의 <커뮤니티 파이팅 대한민국 파이팅>의 공연 잘 봤어요. 우리 내년에도 좋은 공연 준비해서 또 만나요.”

 

“몽골 전통춤 모임인 <주한몽골여성회 까마를>, 지난번 윙크페스티벌 때 마두금 연주와 전통춤 공연은 참 인상적이었어요. 내년에는 우리 커뮤니티(팽려영의 아시아 음악여행)와 함께 마두금 연주를 같이 하고 싶네요. 좋은 인연이 되길 기대합니다."

 

>> 서로를 발견하고, 함께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뛰는 것이 가장 큰 힘이 아닐까요

 

 

 

2015년 새해 소원

 

여러분의 새해 소원은 무엇인가요? 다문화여성커뮤니티의 그녀들은 말합니다.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소통하며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전문성을 갖춘 커뮤니티 활동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이죠. 이주 여성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살고 있는 곳에 더 깊이 뿌리내리도록 힘을 실어주는 희망날개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고 응원하며 돕고 싶다고 말합니다. 내년에는 어떤 작품을 만들까 신 나는 궁리를 하면서, 커뮤니티 참여 이주여성이 더 많아지기를, 함께 하는 우리가 모두 건강하고 활기차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합니다.

 

 

“모임을 통해 우정을 쌓으며 우리가 계획한 첫 번째 고향 방문 여행지인 글로리아님의 고향 필리핀으로 다함께 가고 싶습니다.” <다울림>

 

“2015년에도 희망날개 사업에 참여하면 좋겠어요. 희망날개 후원 덕분에 우리 결혼이민자 이미지를 바꾸는데 큰 도움을 받고, 보람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Do-dream 아모레>

 

“2015년에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가진 친구들과 함께 노래하고 연주하는 커뮤니티가 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합니다.” <희망웅상-아름다운 연대>

 

 

끝으로, 2014년 희망날개와 함께 했던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합니다.

따뜻하게 응원하며 지켜본 분들, 다문화여성커뮤니티 이주여성들, 아낌없이 사업을 후원한 분들, 교육과정과 축제를 위해 헌신한 분들 모두 희망찬 2015년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녀들이 전국에서 보내온 인사말 우리 함께 소리 내어 말해볼까요?

안산으로 무주로 여수로 온 나라로, 더 멀리 필리핀으로 베트남으로 세계로, 날개를 달고 날아가 희망이 되어 마음에 닿기를 바라면서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Танд Шинэ оны мэнд хүргэе. (탄뜨 신 언-이 멘드 후르기)

“ទទួល​បាន​សុខភាព​ល្អ​នៅ​ក្នុង​ឆ្នាំ​ថ្មី​នេះ (솜 아우이맨 속까펩러어 노우크농츠남트메이뇌이)

“chúc mừng năm mới (쭉 믕 남 머이)

สุขสันต์วันปีใหม่ (쑥싼완 삐- 마이)

“С Новым Годом! (스노븸 고돔)

“新年快乐 (씨인 내앤 콰일 러어)

“manigong bagong taon (마니공 바공 타온)

“Selamat Tahun Baru! (슬라맛 따훈 바루)

“수버 까모나”

 

 

 

김유진            줌마네 글쓰는 이로 인터뷰모임집 <뜨거운 만남>에 참여했고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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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바람, 세상을 살리는 공간에 다 같이 오세요!

안양YWCA 오픈식을 다녀와서

2014년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사업 이야기




와, 러브하우스다


안양YWCA 회관 2층 본부사무실 입구, 아이들이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탄성을 지르자 함께 했던 엄마들이 했던 말이다. 며칠 전만 해도 협소한 공간 탓에 등과 배를 앞 뒤 책상에 딱 붙이고 앉아 있느라 답답하고 힘들었는데. 이제는 신나게 움직여도 안전한 넓고 밝은 공간으로 거듭났다.


 



모두가 함께하는 가래떡 커팅


가을비가 촉촉이 내리는 날이지만 사무실은 참석자들로 꽉 들어차 있었다. 아름답고 깨끗하게 변신한 교육공간인 배움방, 회의와 상담 공간인 나눔방, 누구나 와서 차와 함께 담소를 나누는 사무실 로비. 이곳저곳 놀라운 눈으로 구경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신발 벗고 들어가야 할 것 같아요!” 라며 감탄사를 쏟아냈다. 그 말에 예전의 모습과 비교해 설명하는 YWCA활동가의 얼굴엔 함박웃음이 떠날 줄 몰랐다.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시설개선사업을 통해 새롭게 변신한 안양YWCA. 물심양면 힘써준 인사들과 회원들을 초청해 9월 29일 배움방에서 오픈식을 가졌다.


“저희는 생명의 바람을 일으키고, 생명을 살리고 여성의 인권과 새싹을 키우는 걸 사명감과 기쁨으로 알고 28년을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일을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을 품을 수 있도록 마련해주신 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에 감사드립니다.”

 

임영숙 안양YWCA 회장의 감사인사를 시작으로 내빈들은 그동안 안양YWCA가 보여준 열정과 수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더욱 발전하길 기원했다. 박기남 한국여성재단사무총장은 “시설개선 사업은 물리적 공간의 개선뿐만 아니라 여성의 삶의 변화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는 사업이에요. 안양을 여성들이 살기 좋은 마을로 만들어 가는데 이 공간이 꼭 필요한 공간이 되어 다양한 이야기와 아이디어가 샘솟기를 바랍니다”라며 아낌없는 지지를 보냈다.


이제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하는 가래떡 커팅식!

길게 이어진 가래떡을 잡고 참석자 모두 서로서로 덕담을 나누고 떡을 나누는 자리. 안양YWCA는 또 다른 꿈을 향해 한 발짝 내딛었다.




생명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


안양YWCA 회관 2층 본부사무실은 하루에 150명의 내방객이 오고간다. 개선 전엔 교육프로그램, 돌봄사업에 관한 취업관련 상담, 소비자상담, 교육상담 그리고 각종 전화 상담까지, 한 공간에 뒤섞여 사무실에서 일하는 활동가뿐만 아니라 내방객까지 정신없고 힘들었다.


“교육장, 상담실, 사무실, 회의실, 수납공간의 효율적인 배치가 무엇보다 필요했어요. 특히 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교육장을 가려면 사무실을 가로지르는 불편은 기본이고 협소한 공간에서 아이들이 몰려있다 보니 안전도 걱정이었죠. 수업을 받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마땅히 있을 공간도 필요했어요.(이규숙 안양YWCA 팀장)”

 

이 말과 함께 이규숙팀장은 상기된 얼굴로 자신들을 위해 새롭게 변신한 공간에서의 첫 느낌을 담은 아이의 글을 들려줬다.






‘우리가 새싹이라고 치면

YWCA는 물과 햇빛이라고 할 수 있다.

새싹에 물과 햇빛을 주지

않으면 새싹이 시들어버리는

것과 같이 우리에게 YWCA가 없으면

세상을 살릴 수 없는 것과 같다’


바로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시설개선사업이 여성단체에 지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함께하는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시설개선사업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여성생활, 이용시설 및 비영리 여성단체의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내 소통할 수 있는 여성 대안공간을 창출하는 시설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효경(고곰세)

고곰세는 세상과 소통하는 글,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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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응원하는 2014 희망날개 윙크페스티벌이 10월26일(일) 오후 1시 나루아트센터에서 열립니다. 다문화여성들의 요리와 전시, 체험프로그램과 공연 등이 펼쳐집니다.

 공연관람신청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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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문화기획자이자 생산자로 자라고 있는 이들이 있습니다. ''의 정체성을 가지고, '우리'를 만들어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주여성들이 그들입니다. '2014 희망날개' 프로젝트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며나답게’ ‘우리 함께자라나고 있는 그들의 활동과 성장 이야기를 전합니다.

 

 

 

 

  

희망을 지속시키는 힘, 난민여성 커뮤니티맘쉐프

문화다양성을 위한 다문화여성 문화커뮤니티 지원희망날개

 

 

‘맘쉐프’는 올해 처음 희망날개 프로젝트 지원을 받는 커뮤니티로 국제난민과 탈북난민을 지원하는 비영리민간단체피난처에서 만난 여성난민들의 모임이다. '맘쉐프'는 난민여성과 일반인 참가자가 함께하는 시민참여 난민 요리 워크숍을 지난 7월부터 코트디부아르 등 6개국의 난민여성들이 돌아가며 고국의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8 21일의 요리선생님은 2006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온 요안나(가명)씨다.

 

 

춤과 노래로 하나 되어

학교 봉사동아리, 페이스북 또는 지인들을 통해 소식을 접한 고등학생, 직장인, 대학생, 주부들로 가득 찬 강의실. ‘피난처박지현 간사가맘쉐프콩고를 소개하며 요리워크숍의 문을 연다.  이어 한국과 콩고 양국 국기가 그려진 연두색 고깔모자를 쓴 요안나 씨와 남편이 강의실 중앙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까만색 티셔츠와 호피무늬 치마를 입고, 팔에는 하얀색 토시를 발목과 가슴부분에는 직접 만든 하얀색 술 장식을 두르고 있다. ‘두두둥두~’ 북소리가 깔린 아프리카 음악에 맞춰 그녀의 남편은 노래를, 그녀는 춤을 추기 시작한다.

지켜보고 있던 참가자들도 하나 둘 음악에 맞춰 그녀를 따라하다 리듬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고, “아프리카 예 예 예로 이어지는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따라 부른다. 강의실 안이 금방 즐거운 에너지로 가득 채워진다.

 

 

 

 

서로 다가가 어우러지다

참가자들이 자리에 앉아 가빠진 숨을 고르는 동안 요안나 씨가 미리 만들어 놓은 콩고의 전통요리잉가이잉가이(NgaiNgai)’를 소개한다. “뼈를 제거한 생선살에 양파와 토마토, 콩고에서 나는잉가이잉가이라는 허브를 넣어서 삶은 요리입니다. 한국의 김치 같아요.” 그녀의 남편이 돌아다니며잉가이잉가이잎을 보여준다. 직접 만져보고 맛을 보라고 권한다. 맛이 강하지 않고 약간 새콤하다. 콩고에서 가져온 씨앗을 올해 라이트하우스 앞마당에 심었는데 잘 자랐단다.

본격적인 요리 실습이 시작된다. 요안나 씨의 설명과 요리시범에 집중해 참가자들이 야채를 썰고 닭을 튀기고 소스를 만드는 동안 치킨과 양배추, 토마토에 레몬양파소스를 곁들인 오늘의 요리 마데수(Madesu)가 완성된다. 요안나 씨는 앞에, 참가자들은 각자의 자리에 서서 시작된 요리워크숍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모이고 흩어지고 섞이며 어우러졌다. 멀찍이 떨어져 있던 참가자들이 요리를 배우기 위해 요안나 씨 곁으로 다가가고, 그녀가 참가자들을 돕기 위해 조리대를 순례하며 번갈아 서로에게 다가가는 광경은 마치 두 문화가 만나 풍부해지는 변화의 과정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다.

한 참가자는어떤 요리가 나올지 모르는 상태에서 요안나 씨에게 집중하고 의지해서 요리가 완성되잖아요.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고 좋았어요.”라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마데수가 완성되자 요안나 씨가 미리 준비한 밥, 잉가이잉가이, 콩고의 콩 요리인 살라디아 소소(Saladia Soso)를 접시에 담아 나눠준다. 요안나씨가 나눠 준 요리와 자신들이 완성한 요리를 예쁘게 차려놓은 후 함께 맛을 본다. 서로 먹여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맛보는 사이 접시가 싹싹 비워진다. “콩고음식은 처음인데 의외로 괜찮았어요.” “다 맛있어요.” 디저트 미까띠(Mikate)까지. 오늘의 만찬이 풍성하게 마무리됐다.

 

 

삶의 활력을 드린 것 같아요

‘맘쉐프’는 토요일마다 열리는피난처난민학교에 참여하는 여성들로 이루어진 커뮤니티에서 출발했다. 2011년에 모임이 결성된 후 지난 3년 동안 특별한 이름없이 평범한 난민여성 커뮤니티였으나, 올해희망날개 프로젝트에 지원하면서맘쉐프라는 이름도 가지게 되고 시민참여 난민요리 워크숍도 열게 되었다. 워크숍 이외에 서울 시내 장터에서 아프리카 음식도 판매하고 요리책도 만들 계획이다.

 

 

 

- ‘희망날개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난민여성분들에게 일어난 변화가 있었나요?

- 박지현 간사: 처음 회의를 1시간하기로 하고 시작했는데, 2시간 넘게 했어요. 굉장히 자발적으로 이야기하시고 능동적으로 참여하셨어요. 그런 모습 처음 봤어요. 무슬림가정은 여성분들 발언권이 좀 적어요. 평상시 말씀하시는 것을 거의 못 봤는데, 한번 얘기해보세요 했더니 방언이 터지신 거예요(웃음).

 

 

자기 차례에 앞서 먼저 열리는 요리워크숍에 참여해 보조를 하고 싶다는 난민 여성도 있었고, 의상에 대한 논의가 없었는데 요안나 씨처럼 알아서 다들 전통의상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난민여성들 안에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고 능력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박지현 간사는 말한다.

‘맘쉐프’의 요리워크숍은 녹록치 않은 요안나 씨와 난민 여성들의 한국생활에 경제적인 면에서도 큰 희망을 주고 있다. 얼마 안 되는 강사료지만 최선을 다해 일한 보상이 여전히 불안정한 난민가족의 삶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올해 10월 열릴 예정인 다문화여성들의 축제 윙크페스티벌에서는 지금까지 했던 요리에 몇 가지를 더 추가해 선보일 예정이다. 전통의상, , 음악 등을 이용해 어떻게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도 계속 고민 중이란다.

 

 

콩고의 춤과 문화를 나눌 수 있어서 기뻐요

요안나 씨는 정부를 비판하는 노래를 부른 남편이 2006년 콩고내전으로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되어 콩고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녀가 사람들 앞에서 콩고 춤과 요리를 소개한 것은 지난 워크숍이 처음이다.

 

 

 

 

- 지난 요리워크숍 굉장했어요.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요안나 씨는 어땠나요?

- 요안나 : 콩고 춤과 요리를 통해서 한국 사람들과 같이 저의 문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는 저의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고, 또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해 줄 수 있어서 좋았어요. 책임감을 느꼈던 것도 좋았고요.

 

요리워크숍을 준비하면서 의상을 만들고 함께할 콩고요리를 고르고 어떻게 설명할지 등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책임감이 주어지고 그렇게 할 수 있어서 강해진 것 같다고 덧붙인다. 그녀는 이야기 도중 강해진다는 말을 여러 번 사용했는데, 강해진다는 것이 그녀에게 어떤 의미일까?

 

- ‘강해진다(strong)’는 말을 계속 하셨는데,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가요?

- 요안나 : 강해지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확실히 알 수 있어요. 만약 강하지 않으면 힘도 없고, 내가 무엇을 해야 되는지 생각할 수도 알 수도 없어요. 희망은 꼭 있어야 되요. 그렇지 않으면 우울해져요.

 

 

모이면 힘이 되고, 아름다워 보여요

문화기획자과정 첫 수업시간에 열정적인 모습으로 참가하던 요안나 씨의 모습이 떠오른다. 문화기획자과정에서 그녀가 보고 배운 것은 무엇일까?

 

- 문화기획자과정에 계속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나요?

- 요안나 : 다른 여성들의 경험을 나눌 수 있어서 좋았어요. 문화기획자 과정을 통해서 서로가 마음을 열 수 있었고 여자들이 뭔가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나는 가진 게 없지만 다른 사람들이 가진 것과 함께 모이면 그것이 힘이 되고, 밖에서 보면 아주 아름다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콩고 의상과 춤으로 지난 워크숍을 알차게 준비한 것도 그곳에서 전통춤을 추는 중국과 필리핀 이주여성들을 만나면서 받은 영감 때문이라고 한다. 다른 이주여성들과 함께해서 즐거웠지만 각기 다른 언어 때문에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그래서 요즘 한국어 수업에 더 열심히 참가하고 있단다.




 

난민이 되는 과정과 현재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이야기하던 그녀의 눈시울이 콩고에 두고 온 네 명의 아이들에 대해 말하는 순간 붉어지고 아련해진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해야 하는 막내와 콩고에 두고 온 아이들의 교육문제가 걱정이라는 그녀의 눈에 엄마의 슬픔과 아픔이 묻어난다.

 

- 현재 가장 큰 바람이 뭐예요?

- 요안나 : 지금의 어려운 상황들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쭉 갈 수 있도록 약해지지 않는 것이 지금의 가장 큰 바람이에요. (이런 희망을 유지하는데) ‘맘쉐프활동이 많은 도움이 되요.

 

 

현실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싶다는 담대한 그녀의 말이 커다란 울림이 되어 전해진다.

 

 

<맘쉐프 난민요리 워크숍 모습(영상제공: 피난처)>

 

 

 

이선혜  줌마네 인터뷰작가 과정으로 글쓰기를 시작, 삶을 투영하는 글쓰기를 추구하고 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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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대개 요상한 주문과 함께 지팡이를 휘두르며 사람들을 해코지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있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오싹하다. 그런데 여기 마녀들이 있어 신나고 즐겁다는 아이들이 넘쳐나는 곳이 있다. 바로 <마산여성회>가 운영하는 <마녀와깨비 마을학교>이다. ‘마산여자의 줄임말인마녀 <마산여성회> 회원들을 의미한다. 이들에게 지금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희망과 설렘이 가득한 공사현장

 

 

칸막이 철거 작업(8 28)

철거완료 후 본격적인 공사시작 전( 91)


“쿵…쿵… 툭툭 쿵슥슥삭삭 후두둑

마법주문 대신 망치소리와 톱질소리가 요란하다. 마산시 대동한마음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 공사가 한창이다. 복도에는 기존 내부 시설물을 철거하면서 나온 폐자재를 담아 놓은 자루들이 수북하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뿌옇게 먼지가 솟아오른다. 하지만 공사현장을 둘러보는 <마산여성회> 활동가들의 얼굴에 흥분과 설렘이 가득하다.

 

“와, 이렇게 넓은 곳인 줄 몰랐어요. 생각보다 훨씬 넓어요.”

“피아노 레슨실이 여러 개의 칸막이로 되어 있어 좁아 보였을 겁니다. 그러다 보니 폐자재가 많네요. 이제부터 급수 공사, 전기 공사, 개수대 설치, 신발장 등의 목조 공사가 시작되고요. 추석이 끼여 있어 완공은 원래 계획보다 늦어 질 것 같습니다.”

공사를 맡은 아모레퍼시픽 협력사 대표가 작업일정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8 28일 시작한 이 공사는 9 24일 완공된다. 공사가 끝나면 이 공간은 <마산여성회> 사무실이자 마을 사랑방마실과 상상이 된다.

 

“책상과 의자를 두지 않을 거예요. 바닥에 앉아서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보고 놀기도 하고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싶어요. 그래서 바닥에 전기 온돌패널을 깔기로 했어요.”

타일대신 장판을 깔고, 책상과 의자대신 앉은뱅이 탁자와 방석이 있는 공간은 보통의 사무실 모습이 아니다. 시설개선사업에서도 흔한 일은 아니어서 여러 번의 실사와 협의를 거쳐 가능해졌다.

 

 

 벽면을 채운 책장(9 13)

 빔프로젝터 설치(9 13)


 

마법처럼 시작된 시설개선지원

2006년 창립한 <마산여성회>는 여성이 행복한 마산 만들기를 모토로 아이들을 위한 마을학교, 행복마을문화제, 공부방 지원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 동안은 자체 공간이 없어 마산 시내 거리와 도서관, 카페, 회원들의 집을 전전하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경남여성회> 성폭력상담소와 함께 사용하는 사무실이 있지만 상담소 중심이라서 프로그램 운영에 적합하지 않았고 혹여 내담자들에게 불편을 줄까 조심스러웠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 회원이 피아노 학원으로 사용하던 상가를 최소의 임대비용으로 내어 주었고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도움으로 내부 공사를 하게 되었다.

 

“회원들이 거리를 헤매며 활동하는 상황에 많이 지쳐있었는데 시설개선사업의 지원을 받게 되었어요. 지원서를 내면서 될까 싶었는데 저희들의 처지와 열정을 알아봐주셨다고 할까? 절실한 마음이 통했나 봐요.”

 

행복 공간으로, 수리수리 마하수리 얍!

 

<마실과 상상>의 완공을 기다리는 김경영 대표와 하영란 마을학교장의 설렘 가득한 모습 


아직은 먼지, 나무 조각과 공구들이 흩어진 공사장인데도 김경영 대표와 하영란 마을학교장에게 계획을 묻자 할 말이 봇물처럼 쏟아진다. 아이들이 걸어서 갈 만한 곳에 도서관이 없는 지역이니 이 공간의 우선적인 역할은 마을도서관이다. 하지만 마을도서관의 기능이 다가 아니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놀거나 쉬기도 하고, 햄버거 가게 대신 이곳에서 아이의 생일 파티를 하고, 동네 엄마들이 바느질 고수를 모셔놓고 바느질을 함께 하고, 할머니들은 요가를 하고, 지역 명망가들의 도움을 받아 인문학 공부를 하는, 그야말로 마을 사랑방을 꿈꾼다. 모두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일들이다. 당장은 10월 개소식과 더불어 지금껏 거리에서 했던 행복마을 문화제를 할 계획이다.

 

“먼저 애들과 여성들이 행복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가족이 행복하고 마을도 행복해지는 거죠. 상업성에서 벗어나서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는 여러 가지 일을 궁리하고 실천하는 공간으로 확장할 거예요.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졌어요.”

 

<마산여성회> 외에도 여성의 행복을 꿈꾸는 7개 단체의 공사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서로를 돌보고 상상력과 꿈을 펼칠 수 있는 여성들의 공간이 만들어진다. 마법처럼 말이다.

 

 

한국여성재단과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함께하는

Happy Bath, Happy Smile, ARITAUM in U 시설개선사업

한국여성재단은 지난 2009년부터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후원으로 여성생활, 이용시설 및 비영리 여성단체의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고, 지역 내 소통할 수 있는 여성 대안공간을 창출하는 시설개선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송재금(고곰세)

고곰세는 세상과 소통하는 글, 삶을 가꾸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Posted by 한국여성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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