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문화안전망프로젝트
‘다마얀’과 함께 하는 필리핀 문화체험
지난 8월 24일(일)에는 필리핀 이주여성과 그 가족들의 특별한 행사가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에서 있었다. 이번 행사는 한국여성재단과 우정사업본부가 후원하고 인천여성의전화가 주관하는 다문화가족의 안전망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이주여성 살·만·나·신’(살리고 만나고 나누어 신나게)의 일환으로, 필리핀의 문화를 함께 체험하고 나누는 자리였다. 인천여성의전화에서는 지난 4월부터 베트남, 중국 등 여러 나라의 문화체험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행사를 주최한 클럽 “다마얀”은 국제 결혼한 필리핀 여성들의 모임으로 ‘서로돕기(helping each other)'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필리핀 이주여성의 자조모임으로 현재 60여명의 회원을 가진 “다마얀”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멤버들을 영어강사로 취업할 수 있도록 트레이닝 하고, 생활고로 힘든 동료에게 경제적 지원도 하며, 폭력에 노출된 이주여성에게 카운슬링도 하는 등 서로 돕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1부 행사는 리틀 다마얀의 춤과 노래, 인천코시안학교의 필리핀 민속춤 등의 장기자랑이 있었고, 2부에는 리틀 다마얀의 그림컨테스트 그리고 노지향 극단의 참여로 즉흥연극 “플레이 백 씨어터” 의 공연이 이어졌다. 플레이 백 씨어터는 이주여성 1인이 나와 영어 또는 한국어로 참가자들과 공유하고 싶은 일을 이야기하면, 그 이야기를 즉석에서 배우들이 몸짓으로 표현해내는 연극으로 문화가 다른 여성들끼리, 필리핀 여성과 한국 여성, 베트남 및 몽골 여성들이 여성으로서 겪는 느낌들을 공유하고,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아픔과 상처 등을 함께 치유하는 ‘비언어적’ 방식의 공동체 프로그램이었다.
첫 번째 이주여성은 필리핀 가난한 가정에서 장녀로 크며 7세의 어린 나이부터 부모와 동생들을 위해 생계 지원하느라 고생했던 이야기를 눈물로 고백하였고, 두 번째 이주여성은 필리핀에 일하러 온 건설회사 한국 남편과 연애하여 결혼하게 된 과정을, 세 번째 이주여성은 한국에 와서 동네 사람들 또는 시집 친척들과 한국말이 통하지 않아 겪었던 에피소드를 코믹하게 표현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이주여성은 필리핀에서 어린 시절에 부모님이 말레이시아에 가서 돈 버느라 할머니 품에서 자랐는데 잦은 매질과 폭언으로 고통스러웠던 이야기. 그리고 지금은 결혼한 한국 남편이 너무 잘 해주어 행복하다는, 남편에게 따뜻한 사랑을 고백하는 잔잔한 감동으로 끝을 맺었다.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많았으나 시간 관계상 몇 사람으로 제한한 것이 아쉬울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번 다마얀 축제는 이주여성과 그 가족들이 모여 눈빛을 마주하고, 살아온 배경을 느끼고, 음식을 나누면서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을 느끼는 의미있고 즐거운 자리였다.
사진<인천여성의전화>제공
※ 인천여성의 전화는 향후 아시아이주여성다문화공동체(약칭 ‘아이다’ 마을)를 만들고 각 국의 이주여성들의 자조적 모임들을 지원할 예정에 있으며, 아울러 국가 간 경계를 넘는 아시아 여성들의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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