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네 집 건물에 들어설 때면 저는 항상 옥상을 바라봅니다. 모나가 옥상 난간에 매달려 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추운지도 지겨운지도 모르고 난간에 서서 저를 기다리는 모나의 모습. 그러다 모나는 저 멀리 걸어오는 저를 발견하자마자 신나게 손을 흔듭니다. 그런 모나를 보면 참 기쁘면서도 가슴 한 구석이 뭉클합니다. 저 예쁘고 착한 아이를 꼭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도 꼭 모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부모님이 이란 출신인 모나는 한 살 때 한국에 와 이제 4학년이 됩니다. 똑부러지는 성격에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가진 우리 모나는 아주 당찬 아이입니다. 제 의견을 아주 명확하게 전달할 줄 알고, 다른 사람과 협상할 줄 압니다. 하지만 집 밖에서 모나는 약간 풀이 죽습니다. 자신을 신기하게 보는, 혹은 다르게 느끼는 사람들 때문인지 집 밖에서 모나는 당당하게 자신을 내보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결국 모나가 살아가야 할 곳은 이 사회이므로, 저는 모나가 사회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그 안의 사람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나와 함께 참 많은 외출을 했습니다.
박물관은 참 좋은 소풍 장소입니다. 저희는 페르시아전, 서울과학박물관, 용산어린이박물관, 특별전 빛의 제전 등에 다녀왔는데 아이들은 매번 참 좋아했습니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쉽게 설명되어 있으면서, 직접 만져볼 수도 있고 재미있는 게임의 방식으로 된 것도 많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저희는 경복궁 내에 있는 어린이 민속박물관, 인체의 신비전, 대학로의 로봇박물관 등을 갈 예정입니다. 찾아보면 의외로 아주 가까운 곳에 아주 좋은 어린이 박물관이 많습니다. 박물관 견학을 통해 아이와 공부도 하고 즐거운 추억도 만들 수 있습니다.
함께 놀이터나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도 매우 좋습니다. 함께 그네도 타고 시소도 타고 연도 만들어 날리며 놀다보면 모나와 저는 어느새 진짜 친구가 됩니다. 가끔 아이들에게 멘토링 선생님의 방문이 부담이 될 때가 있습니다. 멘토링 선생님이 오시면 두 시간 동안은 꼼짝없이 책상에 앉아있어야 한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나가서 놀면, 아이들은 부담을 덜 수 있습니다. 또한 그런 곳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레 제 또래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어 좋습니다. 같은 이란 출신 아이가 아니면 쉽사리 어울리지 못하던 모나도, 놀이터에서는 참 여러 아이들과 잘 어울려 놉니다. 그 과정을 통해 아이는 분명히 사회에 섞이는 방법을 배울 것입니다.
집 밖에 모나와 함께 나오면 참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느낍니다. 아이의 이국적인 외모 때문인지 꼭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 번 돌아볼 때도 있고, 가끔은 관심어린 질문을 하는 분도 계십니다. 그런 시선에서 아이가 당당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모나에게 집 밖에서 그런 사람들의 시선이 전혀 나쁜 게 아니고 오히려 고마워해야 하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전혀 너를 미워하거나 싫어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고 알려줍니다. 그 이후, 자신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이 있거나 예쁘다고 칭찬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라고 했습니다.
모나와 만난 후 벌써 네 계절이 흘렀습니다. 앞으로도 함께 만들어갈 많은 추억들이 벌써 기대됩니다. 아이가 좀 더 확실한 이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는 그날을 간절히 바라봅니다. 그날을 꿈꾸며 오늘도 전 모나와 함께 웃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김유림(자원활동가)
G마켓 후원으로 진행된 다문화가정 자녀 학습지원 프로젝트 '위드멘토'(With Mentor) 사업은 경제적, 환경적인 여건으로 인해 방과 후에 적절한 돌봄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게 대학생들이 가정 및 공부방에 방문하여 주 2회(2시간) 학습 및 정서지원과 문화체험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2008년 10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총 1년간 진행된 본 사업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에게는 자아존중감과 학습능력을 높이고, 대학생에게는 장학금 지원과 함께 멘토 참여를 통해 다문화 이해 및 봉사의 중요성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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